세계 VLCC선 절반 이상 계약

조선 빅3 LNG선 등 거의 독점

코로나 잠재수요·EU환경규제

내년 수주량 증가 기대감 고조

▲ 한국조선해양이 연간 수주목표의 90% 이상을 달성하는 등 선방을 이어가고 있다. 사진은 현대중공업 도크 전경.
전통적 효자 선종인 액화천연가스 운반선(LNG선)과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 등의 수주잭팟으로 한국조선해양이 연간 수주목표의 90% 이상을 달성하는 등 선방을 이어가고 있다. 코로나19로 미뤄진 잠재 수요와 유럽연합(EU) 환경규제에 따른 수요가 맞물리며 내년에 수주량이 늘어날 것이란 기대감이 높다.

27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현재 현대중공업그룹의 조선 지주사인 한국조선해양의 올해 수주목표 달성률은 91%다.

한국조선해양이 지난 10월 올해 수주 목표를 157억 달러에서 110억 달러로 조정하긴 했지만, 코로나19 여파를 고려하면 양호한 성적이라는 것이 업계의 평가다.

올해 한국조선해양을 비롯한 빅3 업체들의 수주 선종을 살펴보면 LNG선과 VLCC 등 고부가가치 선박의 수주를 거의 독점한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 조선·해운 시황 분석기관 클락슨리서치 등에 따르면 올해 현재까지 전세계에서 발주된 대형 LNG선은 총 53척으로, 삼성중공업이 러시아 즈베즈다 조선소에서 건조하는 쇄빙LNG선 10척을 더하면 63척으로 늘어난다.

이중 한국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이 각각 21척, 19척, 6척을 수주한 것을 고려하면 한국 빅3의 점유율은 73%에 달한다.

LNG선은 평균선가가 1억8600만 달러(17만4000㎥ 기준·2060억원)에 이르는 고가 선박으로 수익성은 높으나 높은 기술력이 필요해 한국 조선사들이 독보적 경쟁력을 가진 분야로 평가된다.

석탄과 석유를 대신하는 친환경 연료로 LNG가 주목받는 상황에서 카타르가 ‘빅3’에 LNG선 100여 척의 건조 슬롯을 예약한 것을 고려하면 내년 한국업체들의 수주 전망은 나쁘지 않다고 업계 관계자들은 전했다.

VLCC도 수주가뭄을 해소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올해 전 세계적으로 총 42척의 VLCC가 발주된 가운데 한국조선해양이 27척을 수주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조선해양은 전 세계 VLCC 발주의 절반이 넘는 양을 단독으로 수주한 셈이다. 또 국제해사기구(IMO) 환경규제가 강화된 가운데 현재 운항 중인 VLCC의 18%가량이 15년이 넘은 노후 선박이라 내년 선박 교체 수요도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초대형 컨테이너선 발주도 운임 급등에 따라 증가할 것으로 보여 호재로 작용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한편, 올해는 수주량의 상당수가 4분기에 몰리는 현상이 두드러졌다. 한국조선해양은 올 4분기에만 총 51척, 54억9000만달러의 건조계약을 체결했다. 이는 올해 수주량의 55%에 달하는 규모다. 이형중기자 leehj@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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