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갑성 사회부 양산본부장

올해도 반갑지 않은 겨울 불청객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가 찾아왔다. 최근 전북 정읍을 시작으로 전국에서 AI가 잇달아 발생하자 영남권 최대 산란계 사육농가 밀집지역인 양산지역에도 긴장감이 커지고 있다.

지난달 26일 전북 정읍 오리농장에서 처음 발생한 고병원성 AI가 한달만에 25건으로 확산되면서 전국의 닭·오리 농장에 초비상이 걸렸다. 지금까지 살처분된 닭·오리 등도 1000만 마리에 육박하고 있다.

현재까지 발생한 곳은 경북 상주와 경주, 전남 영암, 경기 여주, 충북 음성, 전남 나주, 경기 김포, 전북 임실, 경북 구미, 충남 천안 등으로, 경남 울산 제주 등만 제외하고는 전지역에서 발생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양산시는 기존 AI방역대책본부를 ‘재난안전대책본부’로 격상하고 시장을 본부장으로 해 유입 방지에 행정력을 집중하고 있다. 시는 가금류 사육농가 밀집지역에 AI 유입 차단을 위해 경계를 강화하고 있다. 양산시 상·하북면에는 현재 산란계 16가구 61만3000마리, 메추리 2가구 18만마리, 기타 소규모 가금 농가 40가구 791마리가 사육되고 있기 때문이다.

앞서 양산지역은 AI로 말미암아 2004년 89억원, 2008년 134억원, 2011년 1억원, 2014년 1억원, 2016년 27억5000만원, 2017년 5억원 등 최근 6차례에 걸쳐 막대한 재산피해를 봤다. 지난달 26일에는 이재욱 농림축산식품부 차관이 직접 양산을 찾아 방역 상황을 점검했을 정도로 AI 확산 피해 우려가 큰 지역이다.

시는 AI 피해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거점소독시설인 상북면 축산종합방역소를 24시간 운영해 축산차량 통제·소독을 강화하는 한편 양산기장축협 공동방제단·드론·광역방제기 등 모든 가용 자원을 활용해 철새도래지와 농가를 매일 소독하고 있다.

시는 모든 가금농가에 전담 공무원을 지정하고 특별 단속반을 편성해 자체 차단방역에 안간힘을 다하고 있다.

AI 유입 차단을 위해 농장 주변 생석회 벨트 구축과 함께 농장 내부 매일 청소·소독, 축사 출입시 장화 갈아 신기, 손 소독·축사 내부 매일 소독 등 4단계 방역 수칙 준수를 농가에 요청하는 한편 농장 내 차량 출입을 원칙적으로 금지하는 등 이동을 최소화하고 있다.

시는 전국 확산 상황을 고려해 그동안 행정지도로 시행해오던 △가금 관련 축산차량·종사자 철새도래지 출입 금지 △축산차량 축산시설 방문 전 거점소독시설 소독 △가금 방사 사육 금지 △전통시장 가금 유통 금지 방역조치를 행정명령으로 발령하고, 이를 위반하면 가축전염병 예방법에 따라 1년 이하 징역 또는 1000만 원 이하 벌금을 부과하기로 했다. 사실상 AI와의 ‘전쟁’에 돌입한 셈이다.

한 번 유입되면 양계농가 존립기반 자체를 뒤흔드는 AI. 이 AI의 유입 차단 성패에 따라 양계농가의 존립 여부도 결정된다는 점에서 유입 차단은 생존권과 직결된다. 이를 위해 민·관이 힘을 모아야 한다. 관 주도의 방역에는 한계가 있는 만큼 협력 대응이 절대적이다. 김갑성 사회부 양산본부장 gskim@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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