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 노동

▲ 지난 9월 현대자동차 노사가 2020년 임금협상 타결 조인식을 갖고 있다. 경상일보 자료사진

올해 울산지역 노동계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인한 경영위기와 이에 따른 고용 안정이 가장 큰 화두였다. 현대자동차 노사는 고용 안정을 우선하며 올해 임금협상에서 11년만에 임금동결을 이끌어 낸 반면, 현대중공업은 갈등 속 교섭이 막판까지 난항이 계속됐다. 대우버스 노사가 공장폐쇄와 대규모 정리해고로 대립하는 등 지역 노동현장 곳곳이 갈등을 겪었다.

산업 전분야 실직사태 직면
실업급여 지급액 최고치 경신
고용안정 최대 화두로 부각
현대차 11년만에 임금 동결
경영악화 대우버스 울산공장
전격 폐쇄 부당해고 법다툼
사업장마다 노사 임단협 진통
삼성SDI 울산공장 노조 신설

◇‘고용 안정’ 화두…현대차 11년만 임금동결

울산지역 최대 사업장인 현대차 노사는 기본급 동결을 골자로 한 올해 임금협상을 쟁의행위 없이 타결했다. 기본급 동결은 지난 2009년 금융위기 이후 11년 만으로, 노사는 코로나 사태에 따른 경제위기에 공감하며 2년 연속 무분규 타결에 성공했다. 노조가 임금 인상 대신 고용 안정을 택한 것이다.

반면 현대중공업은 지난해 물적분할(법인분할) 과정에서 빚어진 파업 참가자 징계, 고소고발, 손해배상 청구소송 등 현안 문제를 놓고 노사간 갈등이 계속되면서 교섭이 난항을 겪었다. 급기야 2019년 임협과 2020년 임단협, 2년치 임단협 통합 교섭 카드까지 꺼내들었으나 이달 27일 현재 타결을 이루지 못해 연내 타결이 불투명해졌다.

코로나로 인한 산업 전 분야에 실직사태와 일자리 지키기 등 고용 안정 문제가 화두가 됐다. 지난 6월에는 지역의 노사정이 모여 고용 위기 극복을 위한 비상경제대책회의를 열고 ‘울산 일자리 지키기 협력 선언문’까지 채택했지만 고용지표는 계속 악화됐다. 울산의 실업급여(구직급여) 지급액은 매월 최고치를 경신했고, 7월에는 한 달간 329억원을 지급하며 사상 첫 월 지급액 300억원을 돌파하기도 했다.

◇대우버스 사태…삼성SDI 울산공장 노조 설립

대우버스 사측이 경영악화를 이유로 지난 6월 울주군 상북면 대우버스 울산공장에 대한 전격 폐쇄를 통보하고 생산라인 가동 중단에 들어갔다. 대우버스가 울산공장 폐쇄 수순에 돌입하면서 직원 400여명이 실직 위기에 몰렸고, 노조는 이에 무기한 천막농성에 들어갔다. 울산지노위가 350여명에 대한 부당해고 판정을 내렸으나, 중노위 재심과 법정 다툼을 예고하고 있다. 울산 5개 구·군 CCTV 관제센터 요원 노조와 지자체 간 정규직 전환문제를 둘러싼 갈등도 있었다.

코로나 여파로 올해 울산지역 주요 사업장들의 임단협 교섭도 예년보다 더디게 진행되는 등 노동현장의 진통이 컸다. 교섭 일정 자체가 늦어진데다 1·2분기 대규모 적자 이후 3분기부터 대부분 교섭에 돌입한 탓에 임단협도 타결도 늦어졌고 타결율도 떨어졌다.

삼성그룹이 무노조 방침을 천명하면서 삼성SDI 울산사업장에는 한국노총 산하 노조가 설립됐다. 삼성SDI 울산노조는 지난 4월에 설립증을 발급받고 발족했으며, 9월에 첫 노사 상견례를 갖는 등 본격 활동에 들어갔다.

코로나는 지역 노동계의 투쟁 및 교섭방식에도 변화를 불러왔다. 각종 집회와 현장 활동이 취소·축소되거나 현대차는 노사협상을 화상회의로 열기도 했다.

차형석기자 stevecha@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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