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영철 울산교육청 서포터즈기자단

국화과의 여러해살이풀인 민들레의 뿌리는 하나로 된 굵고 곧은 부분인 원뿌리와 수염같은 겉뿌리로 되어 있으며, 원뿌리는 땅속 1m까지 깊게 뿌리를 내린다. 그래서 겨울을 나기 위해 가을부터 겨울에 이르기까지 뿌리에 영양분을 많이 저장하기 때문에 이른 봄에 어린순은 나물로 먹고, 뿌리를 기름에 튀기면 좋은 영양식품이 된다. 또한 화단이나 화분에 심어 관상용으로 이용하는 식물이며, 농가의 양봉용으로도 매우 좋은 풀이다. 민들레는 하찮은 들풀이지만 우리에게는 유용한 식물자원이라 할 수 있다. 봄에 노랗게 피었던 민들레 꽃 홀씨가 바람에 흩날리며 내년에 다시 피어날 것을 기약하며 자취를 감추고 있다.

예부터 민들레를 다른 이름으로 구덕초(九德草)라 불렀다. 이것은 민들레가 사람들이 좋아하며 따르는 아홉가지 덕(德)을 갖추었다고 하여 부른 이름이다. 그래서 옛날 서당의 훈장은 마당에 민들레를 심어 놓고 아침저녁으로 보면서 인성을 닦게 하였으며, 항상 9덕을 외우게 했다고 한다.

역경의 인생에 교훈을 주는 것이 민들레다. 수없는 밟힘과 모진 환경을 이겨내고 피어난다는 것이 1덕이다. 씨가 바람에 날리어 높은 바위나 기와지붕 틈새이건 간에 어느 곳에서도 뿌리를 내리고 만다. 가공할 생명력을 지니고 있음이 2덕이다.

민들레 꽃은 한 뿌리에 여러 송이의 꽃이 피는데 동시에 피는 법이 없고 한 송이가 지면 또 한 송이가 피며, 200 여개의 낱개로 된 꽃이 모여 이루어진 꽃으로 바깥쪽에서 안쪽을 향해 차례로 조금씩 피는 장유유서의 질서를 닮은 것이 3덕이다.

또한 오전 중에 햇볕을 받고 벌어졌다가 날씨가 흐리거나 비가 오려고 하면 일몰과 더불어 닫는 성질은 명암의 천기를 알아 선악을 헤아릴 줄 아는 것이 4덕이다.

민들레 꽃은 꿀이 많아서 산 너머 바다 건너서까지 벌들이 찾아온다고 하니 정이 많다는 것이 5덕이다. 또한 새벽 먼동이 트면서 다른 어느 꽃보다 먼저 꽃을 피우는 근면함이 6덕이다. 그래서 농부들이 일어날 시간에 맞춰 꽃이 핀다고 하여 ‘농부의 시계’라고 서양 사람들이 민들레의 별명을 붙여 놓았다.

민들레 홀씨가 갓털을 쓰고 제각기 의존할 데 없이 바람을 타고 멀리멀리 날아가 자수성가하여 일가를 이루니 이것이 7덕이다.

민들레의 잎이나 줄기를 뜯으면 흰 즙액이 나오는데 이것을 바르면 기미를 없애고 종기를 낫게 하니 그 인이 8덕이다.

민들레 어린잎은 삶아 나물로 무쳐 먹고 뿌리는 기름에 튀겨서도 먹는다. 서양에서도 샐러드로 만들어 먹었으며, 그 유즙을 커피나 와인, 맥주에 타서 쓴맛을 더하게 하여 마셨다고 한다. 이렇게 인간들을 위해서 공헌하는 살신성인이 9덕이라고 한다.

하찮은 잡초에 불과한 민들레를 예리한 안목으로 관찰하여 교육에 접목시킨 선인들의 지혜로움에 감탄을 자아낸다. 봄철에 노란 물결의 꽃을 볼 수 있으며, 아이들의 인성교육을 위해서 각 학교에 구덕초 정원을 만들어 구덕(九德)의 의미를 되새겨 봤으면 좋겠다. 이영철 울산교육청 서포터즈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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