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끝)기후/환경

▲ 지난 9월 제10호 태풍 ‘하이선’의 영향으로 울산지역에 홍수주의보가 발령된 가운데 태화강이 범람해 둔치와 주변 도로가 물에 잠겨 있다. 경상일보 자료사진

올해 울산은 유례없는 가을 태풍에 최악의 정전사태를 겪는 등 자연재해에 취약한 모습을 보였다. 태풍으로 정전이 되면서 울산석유화학단지 업체들의 피해액만 수백억원에 달할 정도로 피해가 컸다. 월성원전 건식저장시설(맥스터) 건설을 두고 울산 패싱 논란이 연중 계속됐다. 대기관리권역법 시행에 따른 대기오염물질 배출허용총량 규제를 두고 현실성 있는 배출허용총량을 마련해야 한다는 산업계의 불만도 제기됐다.

9월 2개 태풍 4일 간격 덮쳐
대규모 정전 산업단지 피해
태화강변 등 도심 곳곳 침수
원전 6기 가동 중단 피해도
미세먼지 저감 고강도 대책
산업계 불만 제기 갈등 지속
맥스터 건설 울산패싱 논란

◇잇달은 가을태풍에 도시 마비

울산에는 지난 9월 제9호 태풍 마이삭과 제10호 태풍 하이선이 잇달아 울산을 관통하며 최악의 정전사태 등 도시가 마비되는 피해를 입었다. 마이삭은 동구 이덕서 기준 최대 풍속이 165.6㎞/h(46m/s)에 달했다. 비는 거의 오지 않았으나 엄청난 강풍으로 고압선이 줄줄이 끊어져 5개 구·군에 걸쳐 대규모 정전 사태가 발생했다. 당시 태풍 마이삭으로 울산에선 고압선로 141건 파손, 전신주 10개 파손, 변압기 고장 34건 등의 큰 피해를 입었다.

울산 내륙에 상륙한 첫 태풍인 제10호 하이선은 마이삭이 지나간지 나흘만에 울산을 덮쳤다. 하이선은 울산 남남서 30㎞ 육상을 통해 상륙했다. 마이삭과 달리 폭우까지 동반한데다 기상조가 겹치면서 해수면이 1m 이상 높아져 월파에 따른 피해가 컸다. 도로 곳곳이 침수됐고 강한 바람으로 대규모 정전이 재발했다. 울산의 자랑거리인 십리대숲도 울산을 휩쓴 태풍으로 쑥대밭이 됐다.

강한 바람으로 전신주 등이 뿌리째 뽑히는 피해가 발생하면서 전신주의 풍속하중 기준을 더 높게 잡아야 된다는 지적이나, 태풍이 올 때마다 외벽 파손을 겪는 울산대교 전망대의 건설 당시 풍속요인이 충분히 감안되지 않았다는 지적도 나왔다.

태풍으로 인해 원자력발전소 가동이 중단되기도 했다. 원안위와 산업부는 고리 1~4호기와 월성 2~3호기가 태풍 마이삭과 하이선의 영향으로 소외 전력계통에 문제가 발생하거나 계기용 변성기에 바닷물의 염분 흡착으로 가동 중단됐다고 밝혔다.

◇미세먼지 저감대책 두고 기업과 울산시 골머리

울산의 미세먼지 농도는 매년 낮아지면서 대기질은 개선되고 있다. 특히 지난해 초미세먼지 농도는 전국 7대 특·광역시 가운제 가장 낮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울산시는 ‘울산시 대기환경관리 시행계획(2020~2024) 수립’ 연구 용역에 착수하는 등 대기환경개선에 공을 들이고 있지만 미세먼지 저감정책을 놓고 어려움도 겪었다.

지난 4월3일부터 시행중인 대기관리권역법에 따라 강도 높은 미세먼지 저감대책을 시행중이지만 지역 산업계의 반발이 큰 상황이다. 대기관리권역법에 따라 1~3종 대기배출 사업장은 대기오염물질 배출허용총량을 관리하는 총량관리제 대상에 포함된다. 울산에는 이런 사업장이 100여곳 정도인데 최근 오염물질별 배출량 허용 최대치 총량이 낮게 할당돼 지난 11월 공동건의문을 제출하는 등 지역에 맞춘 허용총량 배분을 요구하고 있다.

이외에도 울산은 올 한해 월성원전 건식저장시설(맥스터) 건설을 두고 울산 패싱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경주 월성원전 내에 맥스터를 건설하는데 있어서 울산시와 시민들의 의견이 반영되지 않으면서 지역 시민단체와 탈핵단체 등이 반발해 자체 시민 투표를 실시하기도 했다. 여기에 정작 울산시는 맥스터 건설과 관련해 적극적으로 입장을 개진하지 않으면서 맥스터 건설 대응에 지나치게 소극적이라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김현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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