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지호 울산대학교병원 환경보건센터 부센터장 직업환경의학과 교수

알레르기 질환의 발생과 악화에는 여러가지 요인들이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유전적 소인이 중요한 요인이지만 환경적 요인의 영향에 대한 비중이 증가하고 있으며 그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알레르기 질환은 아이가 태어나고 일생동안 경험하는 다양한 환경적 요인에 의해 그 질환의 양상도 개인마다 다르게 나타난다.

일반적으로 어릴때 음식 알레르기를 경험한 아이가 성장하면서 아토피피부염, 천식, 알레르기비염을 순차적으로 경험하는 경우도 있으나, 어느 순간에 두 가지 이상의 질환이 중첩돼 나타나기도 해 질환의 관리 어려움이 있다.

최근 알레르기 질환의 악화는 95%의 생활을 실내에서 보내게 되는 생활방식의 서구화와 관련이 있다. 실제 초등학생의 경우 학년이 증가할수록 TV와 컴퓨터 앞에서 보내는 시간이 증가하고 야외 신체 활동은 점점 줄어든다.

또 실내거주 환경은 실외공기와의 환기가 줄어들고 실내 알레르겐의 노출이 증가하는 방향으로 변화됐다. 건축과정에서 사용하는 다양한 자재, 실내가구에서 방출되는 화학물질과 요리과정에서 발생하는 물질, 방향제, 헤어스프레이 등도 실내 오염물질의 농도를 증가시킨다.

환경부지정 울산대병원 환경보건센터에서는 울산지역의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코호트를 추적 조사했다. 이 연구를 통해 주요 알레르기 질환별 악화 원인이 제시됐다.

알레르기비염의 경우 간접흡연, 방의 리모델링, 벽지와 마루의 교체, 환기빈도의 저하 등이 원인으로 파악됐고, 아토피피부염의 경우 새집으로 이사 및 집수리 등이, 알레르기결막염은 살충제의 사용, 실외활동의 저하가 질환의 악화와 관련이 있었다.

이러한 결과를 통해 알레르기 질환마다 유발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 다르므로 그 원인을 우선 파악하는 것이 질환관리에 중요함을 시사했다.

알레르기 질환의 경우 특성상 악화와 호전을 반복하므로, 치료목표는 증상이 없거나 완화되어 질환자체가 일상생활에 지장이 없으며 특별한 치료제를 복용하지 않아도 되는 상태로 만드는 것이다.

이차적 목표는 적절한 환경관리와 치료를 병행해 만성화로 진행되지 않게 하는 것이며, 환경관리와 약물치료가 그 방안으로 제시된다. 환경관리 방안으로는 알레르기 항원의 노출 회피를 위해 개인별로 원인을 자세하게 파악해 두는 것이 필요하다.

대표적인 알레르기 항원 집먼지진드기는 주거환경에서 완전제거는 어려우나 HEPA 필터가 장착된 진공청소기의 사용, 하루 2회 이상의 환기, 제습기 사용, 카펫의 제거 등으로 서식환경을 없애는 것이 중요하다. 또 가구나 생활용품의 선택과정에서도 접착제 등 알레르기 질환 유발성분이 포함되지 않았는지 확인해야 한다.

약물요법도 아직 완치에 이르는 방법은 없으며, 염증반응을 유발 억제제와 증상완화제가 대부분이고, 약제의 작용기간 내에서만 효과를 나타낸다. 따라서 개인별로 원인물질이 다르듯이 전문가의 지시하에 적절한 약물의 선택하고 증상변화의 모니터링도 요구된다.

주의해야 할 점은 질병의 상태와 개인별 알레르기 유발물질, 치료약물에 대한 반응정도가 면밀히 파악되지 않은 상태에서 단순히 대증적 치료만 지속하거나 인터넷에서 무분별하게 공개된 방법을 적용하는 것은 피해야 한다.

또 적절한 교육을 통해 정신적인 스트레스 완화 방안과 질병의 자연적 경과 및 치료과정을 이해하고 조기완치에 대한 지나친 기대감을 조절하는 것도 중요하다.

이지호 울산대학교병원 환경보건센터 부센터장 직업환경의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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