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선희 ‘바람 바람 코로나19’

이유경 ‘서른아홉 생의 맛’

차영자 ‘신암리 비너스’ 등

울산에서 활동하는 작가들이 세밑 독특한 소재의 작품집을 나란히 출간했다.

문선희 소설가가 ‘물안개’ ‘선물의집’ ‘긴 복도가 있는 미술관’ 등 7편을 모아 소설집 <바람 바람 코로나19>(산지니)를 펴냈다.

이번 소설집은 형태와 빛깔이 다른, 사랑에 관한 이야기들이다. 그중 표제작은 어느덧 우리의 일상이 된 코로나의 광풍 속에서 일상을 영위하는 주부의 삶을 그린다. 재난 속에서도 삶은 지속되고, 혼자가 가장 안전한 상황이더라도 내 옆의 사람과 함께해야 한다는 건 바뀌지 않는 진실이다.

소설은 코로나가 드러낸 세상의 민낯을 꼬집으면서도, 봄을 데려오는 ‘우아한 바람’의 존재를 역설하며 서로를 이해하고 사랑해야 함을 알려준다.

문선희 작가는 울산대에서 국어국문학을, 영국 케임브리지대학교 평생학습원에서 현대 영문학 디플로마 및 문예창작을 공부했다.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동화로 당선했고, 월간 문예사조에서 단편소설 신인상을 수상했다. <말하는 거북이> 등 동화집, 장편소설 <사랑이 깨우기 전에 흔들지 마라> 등을 냈다.

서른에 아들 쌍둥이를, 서른셋에 딸 쌍둥이를 낳아 키워 온 81년생 이유경 작가는 산문집 <서른아홉 생의 맛>(꽃고래책다방)을 펴냈다. 총5부 52편의 작품이 실렸다. 육아, 주부, 81년생 라떼, 중년, 국밥을 키워드로 때로는 우울하고 때로는 우스운 이야기들이 심금을 울린다. 특히 겹 쌍둥이를 키우면서 일어난 다채로운 소재가 시선을 사로잡는다.

이유경 작가는 2018년 울산문학 신인상으로 등단했고 현재 책모임 ‘꽃고래책다방’을 운영하고 있다.

배혜숙 수필가는 이 작가의 산문집을 읽고 ‘평범한 일상을 특별하게 만드는 놀라운 재주가 있다. 삶을 의미화하지 않아도 기발한 비유가 없어도 충분히 빛난다’고 밝혔다.

울산문화재연구원에서 일하는 차영자 수필가는 17년의 근무기간을 돌아보며 수필집 <신암리 비너스>(바니디자인)를 펴냈다. 신암리 비너스는 울주군 서생면 신암리에서 발굴된 신석기시대 토제 유물이다. 총 4부 32편의 작품이 실렸다.

저자는 “내 발걸음과 사유가 남긴 흔적들이다. 순간의 감정을 추스르지 못해 내면이 허물어졌던 기억들을 깊이 되돌아보며 자판을 두드렸다”고 말했다. 차영자 작가는 2019년 계간문예 신인문학상으로 문단에 올랐고 울산문인협회, 에세이울산문학회에서 활동한다.

이충호 문학평론가는 ‘수천 년을 건너 뛰어 사물에 생명력을 불어 넣어, 그 마음까지도 읽어내는 작가의 눈이 남다르게 느껴진다’고 평했다. 홍영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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