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경대 백인성 교수팀 분석
국내 첫 발바닥 피부인상 확인
무리에서 뒤처진 초식공룡
홀로 사냥한 흔적 밝혀내

 

울산시 중구 유곡동 공룡발자국공원에는 20년 전 울산시 문화재자료 제12호로 지정된 공룡발자국 화석산지가 있다. 한반도 자연사 연구의 귀중한 자료로 평가받는 이 화석산지가 최근 국제학술지에 소개되며 또다시 주목받고 있다.

부경대학교 백인성 교수(지구환경과학과) 연구진은 유곡동 공룡발자국 화석산지에서 초식공룡의 무리생활과 육식공룡의 단독 사냥 습성에 대한 새로운 증거를 발견, 이를 국제지질과학연맹이 발간하는 국제학술지 <Episodes>(2020년 12월)에 게재했다고 밝혔다.

해당 화석은 약 1억년 전 전기 백악기 시대에 살았던 공룡들의 것으로, 초식공룡인 이구아나룡에 속하는 발자국과 육식공룡에 속하는 발자국 등 80여 개로 구성된다. 발견 당시 학계는 발자국 일부가 빠른 속도로 달려가는 듯한 모양으로 남아 있어 육식공룡 한마리가 여러 초식공룡을 추격하는 상황으로 추정한 바 있다.

백 교수에 따르면 그 중 6개의 보행렬을 이루는 50여 점 화석에서 이들 보행렬이 거의 동시에 만들어졌다는 사실을 뒷받침하는 발바닥 피부인상화석이 보존돼 있음을 확인했다. 화석산지 내 보행렬을 이루는 공룡발자국에서 피부인상이 남아있는 경우는 국내에서 유일하다.

연구진은 보행렬의 보존 상태를 바탕으로 공룡들의 행동특성을 분석한 결과 무리에 뒤처져 따라오던 초식공룡(조각류) 한 마리를 육식공룡(수각류) 한 마리가 사냥하는 흔적으로 조사됐다. 또 호랑이나 표범처럼 백악기 육식공룡도 단독 사냥 습성이 있고, 서로 다른 세 종류의 초식 공룡이 호숫가에서 무리를 이루며 함께 이동하는 증거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한반도 공룡시대 울산 중구 유곡동 일원은 평원에 발달한 호숫가 지역으로, 오늘날 아프리카 사바나 지역처럼 가뭄 시기에 공룡들의 중요한 생태 공간으로 이용된 것을 보여준다. 홍영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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