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사면 대통령에 건의”
국민 통합 차원서 필요한 일
일부 “촛불민심 거스르는 것”
野, 공식논평 자제…긍정평가
안철수, 사면론에 경계 시각

▲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가 3일 국회 의원회관 자신의 사무실에서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의 사면과 관련한 비공개 최고위원회의를 마치고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새해벽두부터 이명박·박근혜 두 전직 대통령에 대한 사면론으로 정국이 요동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가 지난 1일 두 전직 대통령에 대한 사면 필요성을 제기한데 대해 여권 내부에서도 긍정과 부정의 목소리가 교차하고 있고, 국민의힘 등 야권에선 복잡한 기류가 나타나고 있다.

◇사면 불지핀 이낙연

이낙연 대표는 신축년 첫날인 지난 1일 한 언론과의 안터뷰에서 “국민 통합을 위한 큰 열쇠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적당한 시기에 두 전직 대통령의 사면을 문재인 대통령에게 건의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올해는 문 대통령이 일할 수 있는 사실상 마지막 해로, 이 문제를 적절한 때에 풀어가야 하지 않겠느냐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했다.

이 대표는 3일에도 최고위원 간담회 후 취재진과 만나 ‘사과가 전제돼야 사면 건의를 하느냐’는 질문에 “반성이 중요하다고 당 발표에 돼 있다”면서 “일단 대법원의 판결(14일)을 기다려보겠다”고 했다.

이 대표의 이런 발언은 오는 14일 대법원의 재상고심 선고 이후 당사자인 박 전 대통령의 입장과 국민 여론을 보고 문재인 대통령에게 사면을 건의할지 여부를 정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여권 내부에선 두 전직 대통령의 사면론을 놓고 연초부터 논쟁이 계속되고 있다.

민주당의 중진 의원은 “국민통합 차원에서 필요한 일이고, 누가 꺼내느냐의 문제였다. 이 대표로서는 대단한 용기가 필요한 일이었을 것으로 본다. 힘을 실을 생각”이라고 긍정입장을 나타냈다.

반면 박주민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누구를, 그리고 무엇을 위한 것인지…납득하기 어렵다”고 했고, 김남국 의원도 “촛불 민심을 거스르는 것”이라며 반대입장을 밝혔다.
 

▲ 지난 1일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서울 동작구 국립현충원에서 참배를 마치고 현충탑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미묘한 야권

국민의힘은 즉각 입장을 밝히진 않은 가운데 공식 논평도 자제했다.

여권 내 열성 지지층을 중심으로 반대 여론이 예상되는 데다, 사면 여부도 불확실하다는 점에서 지나친 반응은 삼가자며 내부 단속에 나선 모습이다.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인 두 전직 대통령 사면을 문재인 대통령에게 건의하겠다고 밝힌 데 대해 “지금 처음 듣는 얘기”라고 반응했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당사자의 반성이 중요하다’는 입장에 대해 “무죄를 주장하고 정치적으로 재판을 받는 사람에게 반성하라는 말이 무슨 말인가. 말이 안 되는 것”이라며 “사면을 두고 장난을 치면 안 된다”고 일축했다.

야권내 옛 친이(친이명박)·친박(친박근혜)계 인사들은 긍정적인 평가를 했다.

친이계 좌장 격인 이재오 국민의힘 상임고문은 “조금 늦은 감은 있지만, 여당 대표가 흉흉한 민심을 제대로 읽었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조원진 우리공화당 대표는 박 전 대통령의 건강이 매우 나쁘다고 전하며 “최종심 선고가 미뤄지면 일단 형집행정지를 해줘야 한다”고 했다.

한편 서울시장 보선출마를 선언한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는 선거를 겨냥한 사면론이 대해 경계의 시각을 드러냈다. 김두수기자 dusoo@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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