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우사 경제부 기자

“우짭니까, 가계 폐업했습니다.”

“정부에서 소상공인 3차 재난지원금을 지급한다고는 하지만, ‘언발에 오줌누기’ 아닙니까.”

취재현장에서 만나는 소상공인들 마다 푸념을 놓기 일쑤다. 해가 바뀌었는데도 삶에 희망이 없다는 곡소리가 끊이지 않는다.

2021년 신축년의 새해가 밝았지만 수많은 소상공인들의 시계는 여전히 2020년에 멈춰있는 듯 하다. 연말연시를 맞아 각종 모임자리가 많을 시기이지만 올해는 코로나19가 삼켜버린 2020년이 연장되면서 사람 만나는 것조차 쉽지않다.

지난 한해 울산경제를 돌아보면 뭐하나 좋은 소식이 없다. 코로나 확산으로 산업계의 수출은 급감하고, 집값은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지속되면서 지역 소상공인들의 매출은 급감, 많은 이들이 폐업기로에 내몰렸다. 특히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격상과 5인이상 집합금지 등 고강도 조치가 시행되면서 소상공인들의 경영여건은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

코로나 재확산을 막기 위한 정부의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에 공감하지만, 지역 소상공인들은 당장 생계를 유지하는 것조차 힘겨운 상황에 놓여있다.

남구의 한 고깃집 사장은 “한창 저녁장사를 할 시간인데도 9시만 되면 있던 손님도 내보내야 하니 이번달에는 임대료나 제때 마련할 수 있을까 싶다”며 걱정했다.

기자의 지인 A씨는 지난해 자신이 운영하던 조그만 일본식 선술집을 폐업했다. 20대부터 15년간 주방장으로 일하며 모은 돈으로 꿈에 그리던 자신만의 가게를 차렸지만, 코로나라는 예상치 못한 사태에 직면해 창업한지 2년도 안돼 가게를 그만뒀다. A씨 또한 지난해 정부의 소상공인 지원금을 신청했지만, 그것만으론 가게를 유지하게 어려웠다고 말했다. A씨는 “소상공인 긴급대출을 받아 어떻게든 급한 불을 껏지만, 그 이후에도 매출은 계속 떨어지고 추가로 중복지원은 안된다고 하니 버틸 재간이 없었다”며 “가게를 그만두고 나서 다른 일자리를 구하려고 해도 외식업계 사정이 안 좋다보니 그것조차 쉽지 않다”고 말했다.

소상공인연합회의 조사에 의하면 최근 소상공인 10명 중 7명은 매출이 감소했으며, 이들의 매출 감소폭은 평균 37% 이상이었다. 이와 관련 정부는 오는 11일부터 소상공인 3차 재난지원금을 지급하기로 했다. 소상공인 버팀목 자금은 일반업종부터 집합금지 업종까지 100만~300만원의 지원금을 차등 지급한다. 이같은 정부의 지원금이 일부 도움이 되겠지만, 경영난이 가중되고 있는 소상공인들은 보다 강도높은 지원책을 요구하고 있다. 소상공인은 지역경제를 지탱하고 있는 주춧돌과 같다.

단순히 1회성 지원금에 그칠 것이 아니라 소상공인 긴급경영안정자금 대출 확대, 임대료 지원, 세제 혜택·감면 등 보다 전방위적인 정부의 지원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우사 경제부 기자 woosa@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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