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실가스로 인한 지구온난화 심각
실내온도 낮추기·대중교통 이용 등
우리의 지구 아끼기 위해 노력해야

▲ 조기조 경남대 명예교수·경영학

2년 전 겨울 들며 솜바지를 샀다. 거위 털, 오리털이 아닌 인조 솜이다. 10만원을 주고 3개를 사고도 돈이 남아, 이건 싸구려구나 했는데 입고 나가도 촌스럽지 않은 모양이다. 우물쭈물하는 내가 어찌 드물게 잘한 일이다.

기차나 버스가 없는 곳이면 차를 몰고 가지만 가능하면 대중교통을 이용하고 있다.

장거리에는 운전이 피곤하기도 하지만 이렇게라도 하는 것이 마음 편하다. 시내에서는 버스나 전철을 타고 어쩌다 술자리가 있으면 냄새 때문에 택시를 타지만 어지간한 거리는 걷는다.

지난 여름에는 에어컨을 몇 번밖에 켜지 않았다. 덥고 끈끈하면 짜증스럽긴 했지만 그래도 선풍기로 견딜 만 했다. 어릴 때 선풍기가 없어 부채로도 살지 않았더냐 하니 가까운 한 친구는 기가 차는 모양이다.

날씨가 춥기 전에 천을 떠서 책상용 커튼을 만들었다. 책상 다리를 둘러막고 책상 밑에 꼬마 스토브 하나를 두고 추우면 켠다. 물론 실내화를 신으니 한 겨울에도 발이 시릴 일은 없다. 집안에 난방을 하지 않고, 잘 때는 온수매트를 켜고 잔다. 난방이 온수매트 하나뿐이다. 구들막에 지지면서 자란 탓에 잠자리는 뜨끈뜨끈해야 좋다. 무슨 별난 사람인가 싶겠지만 그냥 나 혼자서라도 그렇게 해야 할 것 같다. 북극의 빙산이 무너지고 조각나 떠내려가는데 펭귄도 북극곰도 살 자리가 줄어든다니 어쩌겠는가. 수몰지구가 늘어나고 기상이변이 빈발하고….

아마존의 밀림은 타서 없어지고 세계 곳곳에서 산불은 꺼지지 않고 탄다. 유정의 가스가 불타고 수천만대의 교통편이 태우는 기름이 얼마인가. 화력발전소, 공장, 사무실, 가정에서 쓰는 에너지가 결국에 대기 온도를 높여 지구를 데우고 기상이변을 초래하는 것이다. 생태계가 달라지니 살아있는 것들은 급속한 변화에 적응하는 시간을 벌지 못하면 도태될 것이다.

눈뜨면서 켜고 애국가를 들으며 끄고 자는 일상이 될까봐 TV를 들여놓지 않았다. 뉴스나 필요한 프로그램은 신문과 인터넷으로 본다. 궁금하면 또 스마트폰이 있다. 그래서 빈자리에 호접란을 들여 놓았다. 호접란은 꽃이 곱기도 하지만 오래가니 돈이 덜 든다. 소위 가심비(價心比)가 높다. 두어 달에 한 번씩 새 친구를 들여오고 가끔은 백합향으로 취한다. 사실 꽃을 오래보는 방법은 실내온도를 낮추는 것이다. 솜바지에 내의 하나만 더 입으면 집에 난방을 안 해도 된다.

대기권, 수권, 설빙권, 생물권, 지권 등으로 구성된 이 지구의 기후시스템은 태양에서 받는 에너지를 근원으로 한다. 태양에서 멀어지면 겨울이고 가까우면 여름 아니던가. 온실작용을 하는  CO₂와 같은 온실가스가 태양에서 들어오는 짧은 파장의 복사에너지를 흡수하고 지구 밖으로 나가려는 긴 파장의 복사에너지는 흡수하여 지표면과 대기를 보온하고 있다. 그동안 산업화로 화석연료를 과도하게 사용하여 배출된 온실가스가 두꺼운 이불이 된 것이라 보면 된다. 이제 지구는 땀을 흘린다. 몸살을 한다.

지구온난화에 대한 과학적인 자료를 수집하고 기술개발에 힘을 쏟는 사람들이 있고 국제적인 합의도 있다.

생태계가 자연적으로 기후변화에 적응하고 식량생산이 위협받지 않으며 경제개발이 지속가능한 방식으로 진행되도록 하면서 단기간에 달성해야 한다는 것이 요체다.

정부는 2030년에 이대로 두면 늘어날 온실가스 예상치를 37% 줄이겠단다. 여러 나라에서 산업화 이전을 기준으로 지구온도가 2℃를 올라가지 않도록 하고 실제 1.5℃ 이내로 유지하겠다는데 가능할까. 기적에 가까운 노력 없이는 불가능할 것이다.

기후 변화만의 이유는 아니지만 코로나19 판데믹까지 더하여 ‘지구종말시계’는 100초를 남겨두고 있단다. 걱정이 태산이다. 그러니 남 말 할 것 없이 나 혼자라도 줄여보려는 것이다. 우리 모두의 지구 아니던가. 조기조 경남대 명예교수·경영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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