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곽영신 유니스트 바이오메디컬공학과 교수·색채과학

색채 과학이라는 학문 분야를 널리 알리겠다는 생각으로 2015년 상반기 ‘곽영신의 색채 이야기’라는 칼럼을 게재한지도 벌써 6년이 지났다.

그 간 칼럼을 봤다며 색채 과학 관련 질문을 해오는 분들이 종종 있었는데 이를 보면 필자의 목표가 약간은 이뤄진 게 아닌가 한다. 다시한번 본 칼럼을 통해 일상생활에서 경험하는 색채 과학을 소개한다.

색채 과학이란 간략히 말하자면 사람이 색을 어떻게 인지하는 지를 실험을 통해 데이터를 수집하고 이를 수학적인 모델로 규명하고자 하는 학문이다. 즉 ‘사람’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다.

필자는 대학 때 물리학을 전공했다. 자연이 어떻게 구성되어 있고 어떤 원리로 작동하는지 그 근본 원리에 대해 알고 싶었기 때문이다. 석사 과정을 마치고 박사 유학을 고민하던 차에 색채 과학이라는 분야를 알게 됐는데, 필자에게 신세계였다. 그때까지 내가 알던 과학은 물질에 관한 학문이었다. ‘사람’이라는 시스템을 과학적인 방법으로 측정하고 수학으로 표현하는 과학 분야라니 너무나 매력적이지 않은가. 그렇게 색채 과학 연구를 시작한 지 벌써 20년이 훌쩍 넘었다. 그간 색채 과학에도 많은 발전이 있어왔으나 크게 변하지 않은 한가지는 여전히 이공계 분야 연구자들에게조차 색채 과학은 생소한 학문이고 국내 전문가는 부족하다는 것이다.

색채 과학은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된다. 페인트, 섬유, 화장품, 디스플레이, 카메라 등 색 표현이 제품의 주요 특성인 모든 산업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제품 개발을 할 때 제품의 색을 결정하는 과정에서, 또 공장에서 제품이 색 품질 검사를 하는 과정에서, 컬러 측정 장비로 계측된 수치를 기준으로 색을 조절하고 품질을 판단하는 식이다. 색 측정 시스템은 국제조명위원회 CIE에서 제정하는 국제 표준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CIE는 1913년도에 시작된 조직으로 색채 과학이 산업계에서 활용되기 시작한지도 100년이 넘었으나 국내에서는 색채 과학 전문 인력이 적다 보니 이해도가 많이 부족한 상황이다. 색채 과학 전문인력 양성이 반드시 필요한 이유이다. 곽영신 유니스트 바이오메디컬공학과 교수·색채과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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