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천 전 국립합창단 예술감독

매년 이맘 때면 세계 각 나라에서 신년음악회를 열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국악, 성악, 교향악, 피아노, 바이올린 등 음악계를 총 망라한 신년음악회를 열어왔다. 매년 신년음악회에선 지난해 우리나라는 물론 세계 무대에서 활약한 훌륭한 예술가와 세계적 음악가로 기대되는 유망주들을 무대에 세우곤 했다. 신년음악회는 정치·경제·문화 등 각계각층의 여러 인사들이 만나 덕담을 나누는 자리이기도 하다. 그러나 올해는 우리나라를 비롯한 대부분의 나라가 신년음악회 없이 새해를 맞이했다.

필자도 수십년 동안 매년 1월 신년음악회에 연주자로 참석하여 연주를 해왔고 무대에 서지 않는 해에는 관객으로 참석해 왔다. 그런데 신축년 올해는 신년음악회 없이 새해가 시작돼버렸다. 뭔가 중요한 의식을 빼먹은 허전함 속에 새해를 맞이한 특별한 감흥 없이 하루하루가 지나가고 있다.

올해는 오랜 전통을 갖고 있고 인지도가 가장 높은 빈필하모닉 신년음악회만 비대면 음악회로 열렸다. 여전히 세계 90여개국에 생중계되면서 신년음악회의 명맥을 이어갔다. 현지시각 2021년 1월1일 오전 11시 빈무지크페라인(Musikverein Vienna) 황금홀에서 시작됐다. 올해의 지휘는 우리나라에서도 여러 번 지휘를 했던 거장 리카르도 무티(Ricardo Muti)가 맡았다.

이탈리아 나폴리 출신인 무티는 독일 베를린필하모니 지휘자를 역임했고 역시 독일 바이에른방송교향악단, 뉴욕필하모닉오케스트라, 프랑스 국립관현악단에 이르기까지 세계 최고의 교향악단을 지휘해 왔다. 오스트리아 비엔나필하모니는 전통적으로 오케스트라 자체의 독립성을 위해 상임지휘자를 정하지 않고 객원지휘자를 초빙하여 연주를 이어가고 있다. 빈필하모닉오케스트라의 신년음악회는 전통적으로 요한 스트라우스의 곡으로 구성된다. 올해도 요한 스트라우스의 곡으로 출발, 전통을 이어갔다. 여기에 ‘마르게리타 폴카’ 등 새롭게 발굴한 요한 스트라우스의 작품들을 추가, 초연했다. 전통에 신선함을 더하는 구성으로 코비드19 팬데믹에 지친 세계의 음악애호가들에게 비록 영상이지만 신선하고 흥겨운 왈츠를 선사했다. 세계적인 음악회 가뭄에 단비 역할을 충분히 했다. 울산대 객원교수· 구천 전 국립합창단 예술감독

#추천음악=요한스트라우스2세 피치카토 폴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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