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시 울주군 청량면 문죽리에 자리한 두현저수지 일원은 SNS상에서 핫플레이스다. 저수지를 끼고 음식점과 카페가 속속 들어서면서 가까운 나들이 장소를 찾는 울산시민들에게 인기를 얻고 있다. 매운수제비와 어탕이 인근 직장인들 사이에서 입소문이 나면서 점심시간에 반짝 손님들이 몰리곤 했던 이곳은 한 방송인이 다녀간 뒤 핫플레이스가 돼버렸다. 음식점도 많아지고 차츰 규모가 크고 분위기 있는 카페들까지 생겨나면서 주말이면 주차난과 체증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이에 울주군이 두현저수지 일원의 도로(농어촌도로 101호)를 확장하겠다고 한다. 군청앞으로 지나는 국도 7호선 램프에서 감나무집식당 방면 청량천변로까지 1.4㎞ 구간 4~6m 너비의 도로를 9m로 넓힐 계획이다. 두현저수지 앞에 있는 정자 부근에는 2191㎡ 39면의 주차장도 만든다. 80억원의 예산을 들여 내년 6월 준공할 예정이다. 주차와 정체해소에 도움이 될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단순히 카페와 식당들에 그 이익이 돌아가는 막무가내식 도로확장을 하기엔 아까운 지역이다. 군은 주차장을 친환경적으로 조성해 친수공간으로 활용하겠다고 하지만 주차공간 자체가 이미 반환경이기에 어불성설이다. 공연히 효과도 없는 친환경주차장이랍시고 블록속에 잔디를 심어 조성비만 더 들이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다.

문죽리는 우후죽순 무계획적으로 생겨난 음식점과 카페로 인해 다소 균형을 잃어버리긴 했으나 아직은 아담한 시골마을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은 곳이다. 도심에 가까운 곳에 자리한 시골마을과 저수지의 정취가 꽤나 서정적이다. 저수지 남쪽을 둘러싸고 있는 나즈막한 산줄기도 수변공간의 운치를 더한다. 저수지 북쪽은 나무데크로 만들어진 산책로도 조성돼 있다. 관리가 제대로 안돼 곳곳에 쓰레기가 방치돼 있거나 특정 카페를 위해 조성한 듯한 근본적 문제점이 해소되지 못한 아쉬움이 있긴 하지만 저수지를 따라 잠깐동안 자연경관을 즐길 수 있는 길이다. 반듯하게 확장되는 도로, 마을 한가운데 가장 전망이 좋은 수변공간에 조성되는 주차장이 자칫 문죽리 특유의 서정성을 없애버리는 것은 아닐까라는 우려를 지울 수 없어서 하는 말이다.

코로나19가 끝나도 불안감으로 인해 해외여행은 줄어들고 국내여행은 늘어날 것이다. 도심 속 시골마을, 특히 수변공간과 작은 산, 산책길, 음식점과 카페를 갖추고 있고 멀지않은 곳에 울주군청과 농수산물도매시장까지 두고 있는 문죽리는 최근 여행트랜드로 떠오르고 있는 ‘마을여행’ 장소로서 좋은 조건을 갖추고 있다. 당장의 불편 해소 보다는 도시재생의 관점에서 신중하게 들여다볼 필요가 있는 곳임에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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