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울산시민들의 피로도가 극도로 높아지고 있다. 울산시정신건강복지센터에 따르면 지난해 2월부터 12월까지 코로나19 관련 상담건수는 모두 1만3400여건으로 집계됐다. 특히 지난해 12월에는 상담건수가 크게 늘었다. 11월 상담건수가 1만800여건이었는데 12월에는 1만3400건으로 증가했다. 지난해 전체 상담건수의 19%가 12월에 증가한 것이다. 코로나19 장기화, 3차 대유행에 따른 집단감염, 연말 분위기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됐다.

‘코로나 블루’는 ‘코로나19’와 ‘우울감(blue)’이 합쳐진 신조어로, 코로나19로 인해 일상에 큰 변화가 닥치면서 생긴 우울감이나 무기력증을 뜻한다. 코로나 블루는 수치로 잡히지 않는 것이기 때문에 가볍게 여길 수도 있지만 사실은 사회병리학적인 현상일 수 있다. 이 증세가 심각해지면 깊은 우울증으로 연결돼 일상생활에 지장을 초래함은 물론 치료를 받아야 하는 지경에까지 이른다. 따라서 우울증이 의심된다면 일단 상담부터 받아보는 것이 좋다.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7일 현재 코로나19로 격리 중인 사람은 1만7991명, 위중증 환자는 400명, 누적 사망자는 1046명에 이르고 있으며 치명률은 1.57%다. 최근 하루 확진자가 1000명 이하로 떨어지긴 했지만 아직 안심하기에는 이르다. 곳곳에서 집단감염이 발생하고 있고 감염 경로를 알 수 없는 확진자도 속출하고 있다. 어디에서 어떤 방식으로 감염됐는지 알 수 없다는 것은 불안과 공포를 더 증폭시킨다. 어쩌다 한번 만났던 사람과 대화를 나누고 난 뒤 2주일 동안 불안에 떠는 사람들은 부지기수다.

울산의 모 초등학교 교사 이모(여·40대) 씨는 “마트도 급한 경우 아니면 가지 않고, 식료품 등은 대부분 인터넷 쇼핑으로 주문해서 해결한다. 혹시나 내가 코로나에 걸리면 나와 가족뿐 아니라 학생들과 학교에도 영향을 끼칠 수 있어 집에만 있는게 답답하지만 참고 지낸다. 근데 언제까지 이렇게 해야하는지 암담하기도 하다”고 푸념했다.

이같은 고립과 단절도 문제이지만 우울증은 더 깊은 단계까지 파고 든다. 일자리 상실, 폐업으로 인한 경제적 궁핍 등이 코로나 블루와 함께 한꺼번에 몰려오면 일상 자체가 무너지게 된다. 최근에는 코로나 블루를 넘어 화를 뜻하는 ‘코로나 레드’, 막막함을 일컫는 ‘코로나 블랙’ 같은 신조어까지 생겨났다. 코로나19가 언제 끝날지 모른다는 막막한 미래를 표현한 것이다.

전문가들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 상황을 인정하고 변화된 삶에 적응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저작권자 © 경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