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차형석 사회부 차장

“학교에서 얼굴을 보고 방학식을 했으면 좋겠는데, 선생님도 안타까워요. 친구들 건강하게 겨울방학 보내고 씩씩하게 다시 만나요.”

지난주 화상서비스(ZOOM)로 비대면 방학식을 한 울산 중구의 한 초등학교 2학년 교실의 겨울방학식 모습이다. 비단 이 학교 뿐 아니다. 지난해부터 이어져 오고 있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일선 학교의 수업은 물론, 졸업식·방학식 풍경까지 바뀌고 있다. 이제는 대면보다는 비대면이 오히려 더 자연스럽고 일상화 됐을 만큼 학교 현장은 급변하고 있고, 학교와 수업 또 교육이라는 단어의 전통적 고정 관념까지 바꾸고 있다.

올해도 신종코로나 사태가 계속될 것으로 보여 신학기가 되더라도 이 같은 비대면 원격수업은 계속 되거나 상황에 따라 대면수업과 병행해 이뤄질 수 밖에 없을 전망이다. 그렇다면 학교와 가정에서는 이러한 비대면 원격수업을 위한 준비가 갖춰져 있고, 수업도 제대로 이뤄지고 있을까. 본보가 신년기획 ‘교육현장이 바뀐다’ 취재를 하면서 만난 교사와 학부모, 학생들은 비대면 원격수업의 필요성에 대해 공감을 하면서도 우려와 걱정의 목소리 또한 적지 않았다. 원격수업을 위한 장비(데스크톱 PC, 노트북, 모니터, 웹캠)와 무선망 구축, 또 양질의 교재 및 콘텐츠 확보가 학교별로 차이가 있는데다, 가정에서도 형편에 따라 노트북 등이 없어 스마트폰으로 하는 등 천차만별이었다. 원격수업 초창기때 보다는 많이 개선됐으나 여전히 장비 등이 부족하고 또 차이가 있는 게 현실이다. 자연스레 학력 격차 문제는 불가피하고 대두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무엇보다 학부모와 교사들은 비대면 원격수업의 장기화에 따른 학교에서 이뤄지는 소통·공감활동의 부재를 가장 우려했다. 한 학부모는 “학교라는 공간에서는 학습만이 교육의 전부라 할 수 없다. 관계, 소통, 협동, 급식 등 이 모든 것이 교육이다. 원격수업만으로는 이 같은 학교에서 할 수 있는 나머지 교육이 이뤄질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면수업의 중요성을 거듭 역설했다. 코로나 시국에서 비대면 원격수업이 이뤄질 수밖에 없더라도, 대면수업과 병행이나 화상서비스를 통한 방식 등 어떠한 형태로든 소통과 공감활동은 필요하다는 게 학부모와 교사의 목소리다.

노옥희 울산시교육감은 지난 7일 가진 신년 기자회견에서 ‘학생 중심 수업 혁신으로 미래역량 강화’를 최우선 과제로 꼽고, 프로젝트 수업 활성화를 비롯해 성교육 패러다임 전환, 학교 자치활동 활성화, 스마트 미래학교 기반 마련 등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정작 원격수업에 따른 부족한 소통·공감활동에 대한 대안과 해결방안 등은 언급하지 않아 아쉬움을 남겼다. 확실한 것은 울산교육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대비해야 하는 것이고, 시험대에 섰다는 점이다. 노 교육감과 울산교육청이 코로나 시대에 학생과 교사, 학부모 등 모든 구성원들을 만족시킬 교육정책을 어떻게 펴 나갈지 주목된다. 차형석 사회부 차장 stevecha@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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