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석영 울산대 명예교수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친숙한 버섯을 들라하면 아마 송이버섯, 표고버섯, 그리고 팽이버섯일 것이다. 그중에서도 팽이버섯이 제일 흔하고 값싸게 살 수 있다. 인터넷 검색사이트에서 ‘팽이버섯’을 검색하면 ‘가격은 착하고 영양은 만점인 식탁 위 명품 조연’ ‘신의 식품’ 등 다양한 수식어가 붙어 있다. 일본에서 1945년부터 상업적 생산이 시작됐고 우리나라에선 1980년대 후반부터 본격 재배했다.

이렇게 친숙한 팽이버섯이지만 야생에서는 보기가 힘든 버섯의 하나이다. 왜냐하면 늦가을부터 이른 봄까지 발생하기 때문이다. 버섯에 상당히 조예가 깊은 사람들도 야생 팽이버섯이 겨울에 나며 영어로 윈터머쉬룸(winter mushroom)으로 불린다는 사실을 알고는 놀라워하곤 한다.

인공재배된 팽이버섯은 대가 길고 갓은 거의 없어 하얀 콩나물 같은 모습이지만, 야생 팽이버섯은 팽나무, 버드나무, 감나무, 무화과나무, 너도밤나무 등의 고목에 발생하며 황갈색이고 갓이 크며 대는 짧고 잔털이 나 있다.

팽이버섯의 학명은 Flammulina velutipes이다. 속명(屬名)인 Flammulina는 겨울 햇살에 ‘작은 불꽃’처럼 빛나는 오렌지색 갓을 가리키고, 종명(種名)인 velutipes는 ‘벨벳 다리를 가진’이란 뜻이다. 팽이버섯의 털이 난 대 모양을 표현하고 있다.

▲ 석남사의 야생 팽이버섯.

팽이버섯은 가격이 싸서 홀대하는 이도 있지만 맛과 향이 뛰어나고 건조식품을 기준으로 단백질이 18~28%를 차지하는 우수한 단백질 식품이다. 식이섬유는 29.3% 이고 지방이 적은 우수한 저칼로리 식품 중 하나이다. 팽이버섯의 단백질인 FIP-fve는 종양억제 등 면역 활성을 촉진한다고 알려졌다. 칼륨이 많고 나트륨이 적어 나트륨 제한 식사를 해야 하는 고혈압 환자들에게 요긴하다. 특히 짠 음식이 많은 경상도지역에 적합한 식품이라 할 수 있다.

장기간의 코로나19로 면역증강이 요구되는 때다. 오늘 점심은 살코기를 넣은 팽이버섯 전골이나 팽이버섯치즈전이 어떨까. 최석영 울산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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