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동권 울산 북구청장

해가 바뀌었지만 여전히 화두는 ‘코로나19’다. 전국적인 확진자 수는 1000명을 넘어서다 그 아래로 떨어지기를 반복하며 기세가 꺾일 기미는 보이지 않는다.

벌써 1년이다. 지난해 1월 북구 재난안전대책본부가 설치되고 선별진료소가 문을 열었다. 그 때는 몰랐다. 이렇게 긴 시간 동안 감염병과 싸우게 될 줄. 여름 태풍처럼 그렇게 지나갈 줄 알았다.

지난해 코로나19 유행이 전국적으로 번진 이후인 3월 초 ‘일상의 소중함’이란 글을 썼다. 소독약을 등에 지고 방역활동을 하며 고단했던 이야기, 마스크 착용의 불편함, 꼼꼼한 30초 손씻기의 어려움, 사회적 거리두기의 어색함 등 코로나19 감염 확산 초기의 일상이 담겨 있는 글이었다.

이런 소소한 일상의 변화는 단지 생활의 불편으로만 남았지만 지난 1년 간 불편과는 다른 어려움을 겪은 이들이 많았다. 어떤 이는 직장을 잃었고 또 다른 이는 하루 종일 오지 않는 손님을 기다려야 했다.

선별진료소 의료진은 무더위와 강추위에 맞서며 선별진료소를 지켰고, 자가격리로, 확진으로 주변의 따가운 시선을 견뎌내야 하는 이들도 있었다.

감염병 초기의 불편한 상황은 이제 또 다른 일상이 되었고, 어려움을 겪는 이들을 위로하는 일은 모두가 함께 해결해야 할 과제로 남았다.

북구는 지난해 코로나19 확산 방지와 침체된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해 많은 노력을 했다. 주민자율방역단을 구성해 마을 곳곳 방역의 손길이 미치지 않는 곳까지 방역활동을 펼쳤다. 지난해 3월부터 시작된 주민자율방역단의 활동은 지금까지 꾸준히 이어져 매주 수요일 울산시민 방역의 날이면 공원과 버스정류장 등에서 방역활동을 하는 주민들을 볼 수 있다.

침체된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해서는 학교급식 친환경농산물꾸러미를 판매해 학교급식 중단으로 판로가 막힌 친환경 농가를 도왔고, 당사회센터에서는 드라이브스루 형태로 회를 판매해 상권 회복에 나섰다. 골목상권 활성화를 위해 추진한 영수증-마스크 교환 이벤트도 큰 호응을 얻으며 지역 상권이 조금이나마 활력을 되찾을 수 있도록 도왔다.

이같은 행정의 노력에 더해진 주민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배려는 코로나19 위기를 극복하는 원동력이 되었다. 다시 한번 주민들께 고마움을 전한다.

지난 연말에는 배달음식점 배달종사자와 퀵서비스 배달대행업체 직원, 택시와 시내버스 운전자 등을 대상으로 코로나19 PCR검사를 선제적으로 실시하겠다는 계획도 내 놓았다.

이달 초 부터 배달 종사자와 대중교통 운전자는 보건소 선별진료소를 방문하면 검사를 받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일반주민과 대면접촉이 많은 이들을 우선 검사해 감염 확산을 미연에 방지할 수 있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장애인 시설에 대한 검사는 이달 중 검사 인력이 시설을 직접 찾아가 실시할 계획이다.

올해 역시 코로나19와의 싸움은 이어질 전망이다. 북구는 올해도 ‘안전’을 주요 구정시책에 포함했다. 우리는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을 겪으며 내 가족, 이웃의 건강과 안전이 무엇보다 소중한 가치임을 알게 됐다.

올해 북구는 신종 감염병 발생 및 유행 대응체계를 강화하고, 앞으로 건강생활지원센터를 건립해 주민의 평생건강을 지키는 시스템을 구축할 방침이다. 또 재난안전 컨트롤타워의 역할도 강화해 사회·자연재난 대비에도 적극 나설 계획이다.

지난 1년, 우리는 평범한 일상을 잃었지만 또 많은 것을 배웠다. 지금은 지난 1년의 교훈을 바탕으로 더 안전한 디딤돌을 마련해야 할 때다.

곧 백신 접종이 시작되겠지만 여전히 주민들의 협조가 가장 중요하다. 새해 특별방역조치가 17일까지 연장됐다. 헬스장 등 다중이용시설을 운영하고 있는 자영업자들의 힘겨운 목소리가 터져나오고 있다. 정부에서도 자영업자들의 어려움과 피로가 누적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해 여러 방안을 강구중이라고 하니 조금만 더 힘을 내 방역에 협조해 주실 것을 부탁드린다.

어려운 상황에서도 지금까지 정부의 방역 지침에 협조해 주신 모든 분들께 다시 한번 감사의 인사를 드린다. 주민의 행복과 안전은 비례한다. 주민이 행복한 북구를 위해 오늘 또 한 걸음 내디뎌 본다.

이동권 울산 북구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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