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시 울주군이 외고산리 옹기마을의 관광명소화를 위한 건축설계공모를 시작한다. 국내외 건축가 4명을 선정해 옹기마을 내 새롭게 발생한 유휴부지를 어떻게 활용할지 새로운 방안 모색이 들어갔다. 사업 대상지는 △옹기마을 17만4580㎡ △옹기문화공원 4만9300㎡ △옛 영남요업 부지 4421㎡ △동해남부선 철도 폐선부지 1.1㎞와 철도 유휴부지 5만2000㎡ 이다. 공모의 주제도 컨템포러리(Contemporary), 메이커스빌리지(Maker's Vallage), 힐링(Healing)으로 잡았다. 옹기마을의 정통성을 잃지않고 얼마나 조화로운 변화를 시도할 수 있을 지 우려가 되기는 하나 전통에 얽매이지 않고 미래지향적인 주제를 잡은 것도 기대감을 갖게 하는 요소의 하나이다.

울산시 울주군 온양읍 외고산리 옹기마을은 우리나라에서 보기 드물게 옹기장인들이 모여 사는 곳이다. 6·25 전쟁을 피해 내려온 옹기장인들의 정착으로 자연스럽게 마을이 조성됐다. 옹기의 전성기와 쇠락기를 두루 거치면서 변화를 거듭했으나 70여년째 변함없이 옹기장인들이 직접 옹기를 만들고 옹기를 판매하고 있는 우리나라 최대 옹기집산지다.

하지만 울산시와 울주군이 십수년째 옹기마을 관광자원화를 위해 많은 예산을 들이고 있음에도 이렇다할 성과를 올리지는 못하고 있다. 옹기판매에 의존하는 옹기장인들의 어려움은 여전했고, 결국 옹기마을에서 가장 큰 업체인 영남요업이 2017년 폐업했다. 다행히 난개발을 우려한 울주군이 그 부지를 사들여 옹기마을로서는 새로운 도약의 디딤돌을 마련했다. 그동안 옹기축제와 옹기엑스포 등 무형의 문화적 투자를 통해 겨우 명맥만 이어오던 옹기마을의 명성을 한단계 도약시킬 수 있는 계기를 만들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울주군은 공모를 통해 영남요업 부지를 비롯한 4곳을 새롭게 조성할 건축가 4팀을 선정할 계획이다. 전문가들로 운영위원회·기술위원회·심사위원회도 구성했다. 당연히 심사의 기준은 옹기마을의 정체성을 잃지 않으면서 관광객들의 발길이 오래도록 머무를 수 있는 ‘탁월한 보편적 가치’에 방점이 찍혀야 할 것이다. 종합안내소와 커피숍, 도서관, 특산품 판매장, 먹거리존, 족욕장 등을 갖춘 체험 공간, 벚꽃산책길 등 전국 어디서나 볼 수 있는 뻔한 공간으론 눈이 높아진 관광객들을 만족시킬 수 없다. 단순히 건축물 설계가 아니라 건축계획에 방점을 찍어야 하는 이유다. 건축가 4팀의 조화도 중요한 만큼 각 부지별 우선순위를 정해 순차적으로 진행하는 것도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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