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2003 세계청소년축구선수권대회(U20)에서 남미의 강호 파라과이에 일격을 당했다.

 박성화 감독이 이끄는 한국청소년축구대표팀은 3일(이하 한국시간) 새벽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아부다비 알-나얀 스타디움에서 열린 대회 F조 조별리그 2차전에서전반 14분 힐베르토 벨라스케스에 통한의 결승골을 허용, 파라과이에 0-1로 패했다.

 한국은 이로써 독일, 미국, 파라과이와 1승1패로 「4자 동률」을 이뤘으나 골득실에서 앞서 조 1위를 달렸다.

 한국은 골득실이 +1인 반면 독일과 미국은 0, 파라과이는 -1 이다.

 앞서 독일은 미국을 3-1로 꺾고 16강 진출의 불씨를 살렸다.

 F조는 물고 물리는 혼전의 양상이 된 가운데 한국은 오는 6일 미국과의 마지막경기에 상당한 부담을 안게 됐다.

 다만 한국은 미국전을 최소한 무승부로 이끌면 16강 티켓을 손에 넣게 된다.

 한국은 이날 패배로 지난 79년 이 대회 조별리그 0-3 완패를 포함해 파라과이와의 역대 전적에서 1승2패로 열세에 놓이게 됐다.

 지난 10월 대표팀 소집후 이어오던 「박성화호」의 무패행진도 「7」에서 멈췄다.

 한국은 독일전 베스트 멤버 중 부상한 수비수 박주성과 왼쪽 미드필더 이호진대신 각각 김치우와 남궁웅을 투입했다.

 그러나 독일전에서의 탄탄했던 조직력은 난데없이 흔들렸고 코너킥과 프리킥 등수차례의 세트플레이 찬스를 살리지 못하는 등 답답한 모습을 보였다.

 전반에는 무기력함 자체였다.

 안정됐던 수비라인도 위기 때 허둥대는가 하면 간혹 수비수들간 호흡이 맞지 않았고 허리에서 강력하게 압박을 걸지 못하다 보니 상대의 예봉을 자초했다.

 또 미드필드에서 번번이 패스가 끊겨 공격의 활로를 찾지 못한 데다 좌우 측면돌파가 활기를 띠지 못했다.

 반면 벼랑에 몰렸던 파라과이는 예상대로 개인기와 빠른 발을 이용해 경기 시작부터 집요하게 공격 위주의 플레이로 나왔다.

 경기 시작 2분만에 넬손 아에도 발데스에 헤딩슛을 허용했던 한국은 1분 뒤 이종민이 골 지역 정면에서 왼발슈팅을 날렸으나 제대로 맞지 않아 골문을 벗어났다.

 경기장 관중석 한곳을 붉게 물들인 교민 500여명의 열렬한 응원을 등에 업은 한국은 11분에도 남궁웅이 슛찬스를 잡았으나 골문과는 거리가 멀었다.

 파라과이에 통한의 결승골을 내준 것은 14분.

 한국의 수비수들은 많았지만 프리킥볼 낙하 지점을 예측하지 못해 벨라스케스를놓친 것이 화근이었다.

 파라과이는 상대 주장 겸 세트플레이 전담키커인 에드가르 바레토가 왼쪽에서올린 프리킥을 벨라스케스가 골지역 부근에서 방향을 살짝 트는 백헤딩으로 한국의골망을 흔들었다.

 한국은 20분 이종민의 왼쪽 코너킥 때 김동현이 솟구치며 헤딩슛했지만 잘 맞은볼이 골문을 넘겨 아쉬움을 자아냈다.

 박성화 감독은 후반 정조국과 김진규를 빼고 최성국과 이호를 투입, 분위기 반전을 시도했다.

 최성국이 8분 멋진 논스톱 발리슛에 이어 9분에도 슈팅을 때려 흐름을 돌려놓는듯 했으나 오히려 전반 14분 상대 아에도 발데스에 가슴을 쓸어내리는 헤딩슛을 허용했다.

 골키퍼 김영광이 몸을 날려 쳐내지 않았다면 실점할 수 있는 장면이었다.

 한국은 이후 만회에 나섰지만 굳게 잠긴 파라과이의 골문을 여는 데 실패했다.

 앞서 열린 경기에서는 독일이 로베르트 후트, 피오트르 트로코브스키, 제바스티안 크나이슬의 릴레이골로 미국을 3-1로 제압했다.

 독일은 후반 2분 후트가 머리로 선취골을 뽑은 데 이어 트로코브스키가 13분 뒤아크 부근에서 오른발로 추가골을 작렬했으며 18분 크나이슬이 쐐기골을 꽂아 넣어승부에 마침표를 찍었고, 미국은 34분 휘트브레드가 1골을 만회해 영패를 면하는 데그쳤다.

 D조의 이집트는 후반 29분 터진 모타브의 결승골로 「종가」 잉글랜드를 2연패의수렁에 빠뜨리며 1-0으로 승리, 1승1무를 기록했고 첫판을 승리로 장식했던 일본은콜롬비아(1승1무)에 1-4로 크게 패했다.

 알 아인에서 벌어진 E조 코트디부아르(1승1무)와 아일랜드(1승1무)와의 경기는2골씩 주고받는 접전 끝에 2-2로 무승부로 끝났으며 멕시코와 사우디아라비아도 1-1로 비겨 각각 1무1패가 됐다.

 ◆3일 전적 △D조 이집트(1승1무) 1-0 잉글랜드(2패) 콜롬비아(1승1무) 4-1 일본(1승1패) △E조 코트디부아르(1승1무) 2-2 아일랜드(1승1무) 멕시코(1무1패) 1-1 사우디아라비아(1무1패) △F조 독일(1승1패) 3-1 미국(1승1패) 한국(1승1패) 0-1 파라과이(1승1패) /연합

 

저작권자 © 경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