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경진 울산암각화박물관장

우리는 ‘예술’이라는 말을 익숙하게 사용하고 있지만 명확하게 정의하기란 쉽지 않다. 그림과 조각 등 다양한 형태의 예술 활동은 선사시대부터 시작됐다. 일반적으로 선사시대 예술은 중기 구석기시대 말부터 등장하지만 뚜렷한 예술의 형태는 약 4만년 전 후기구석기시대부터 시작되었다고 본다.

이 때부터 여러 주제, 기술, 재료가 이용되고 동물, 인간, 수많은 표시와 상징적 기호 등 섬세한 표현부터 단순한 표현까지 다양하게 나타난다. 이후 신석기시대에는 비유적 요소와 함께 암석을 이용하는 예술이 주를 이루는 등 시대와 지역에 따라 발전과 변화를 거치게 된다.

선사예술이라고 하면 많은 사람들이 화려한 색채를 이용해 역동적인 모습의 동물들이 그려진 프랑스의 ‘라스코 동굴벽화’나 오스트리아의 ‘빌렌도르프 여인상’, 그리고 울산의 ‘반구대 암각화’와 같은 바위절벽에 새긴 그림 등을 먼저 떠올린다. 반구대 암각화를 포함한 선사예술은 왜 만들어졌을까.

오늘날과는 다른 혹독한 환경에서 살아갔던 선사시대 사람들의 활동은 예술 자체보다는 주술적 성격이 강했던 것으로 보고 있다. 인류 역사를 해석하기 위한 다양한 고고학적 유물과 유적이 있지만, 인간의 의식구조를 알기 위해서는 예술이라고 하는 부분에 대한 이해가 중요하다.

▲ 프랑스 라스코 동굴 벽화.

선사예술은 그들만의 의미와 상징, 집단의 관습과 전통 등을 담고 있는 그림이자 기호, 상징의 반영이었을 것이다. 당시 사람들의 뛰어난 정신세계, 의식세계에 접근할 수 있는 중요한 통로이기도 하다. 또한 선사예술은 어떤 종류의 기록이나 고고학적 유물보다 많은 의미를 함축하고 있다. <암각화로 만나는 선사예술>은 선사시대 사람들의 생활 모습과 생각을 반영하고 있는 선사예술을 통해 선사시대의 삶과 문화를 하나씩 알아가는 기회가 될 것이다. 김경진 울산암각화박물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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