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격 진종오 최근 훈련 재개
펜싱 금메달 후보 오상욱
수영 유망주 황선우 담금질

도쿄올림픽만 바라보며 4년을 기다린 선수들에게 2020년은 몹시 잔인했다.

허탈했지만, 선수들은 다시 훈련을 시작했다. 다시 정해진 도쿄올림픽 개막일일 올해 7월23일로 신체 시계를 맞추고, 도쿄를 향해 안테나를 세웠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만든 긴 터널의 끝이 아직은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선수들은 희망을 품는다. 코로나 여파로 운영을 중단했던 진천선수촌이 지난해 11월부터 문을 열었고, 종목별로 훈련장을 섭외해 훈련 강도를 높이면서 도쿄올림픽 열기도 조금씩 달아오르고 있다.

이렇게 선수들은 ‘잃어버린 1년’을 되찾고자 애쓰고 있다.

일단 ‘평정심’은 되찾았다.

사격 종목 최초로 올림픽 3연패를 달성한 ‘황제’ 진종오(42·서울시청)는 “도쿄올림픽 연기 발표가 난 뒤 총을 내려놨다. 국내 대회 일정도 불확실했고, 컨디션 조절을 위해 잠시 휴식하는 게 좋다고 판단했다”며 “최근 다시 훈련을 시작했다. 선발전을 통과할 수 있게 실력을 끌어올리는 중이다”라고 말했다.

레슬링 그레코로만형 66㎏급 간판 류한수(33·삼성생명)도 훈련에 열중하며 2020년을 견뎠다.

그는 “일단 도쿄올림픽이 2021년 여름에 열린다고 생각하고 훈련해왔다”며 “올림픽이 취소되더라도 2022년 항저우 아시안게임이 곧바로 열리기 때문에 잡념을 버리고 훈련을 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코로나 시대를 살면서 선수들도 ‘비대면 훈련’으로 돌파구를 찾았다.

도쿄올림픽에서 펜싱 금메달 후보인 남자사브르 세계랭킹 1위 오상욱(25·성남시청) 등 선수들은 진천선수촌이 문을 닫았을 땐 각자 소속팀에서 생활하며 대표팀에서 주어지는 비대면 훈련을 소화했다.

펜싱 외에도 ‘대면 훈련’이 어려운 여러 종목에서 코칭스태프가 ‘훈련 과제’를 내주고, 온라인 등으로 성과를 확인하는 ‘비대면 훈련’을 했다.

도쿄올림픽 1년 연기로 새로운 기회를 얻은 선수도 있다.

한국 수영의 새 희망으로 떠오른 황선우(18·서울체고)는 코로나의 대유행을 도약대로 삼았다.

올림픽이 1년 연기되면서 황선우는 한층 더 성장한 모습으로 자신의 첫 번째 올림픽 무대를 준비할 수 있게 됐다. 황선우는 지난해 11월 경영 국가대표 선발대회에서 박태환이 가지고 있던 남자 자유형 100m 한국기록을 48초25로 새로 썼다. 자유형 200m에서는 세계주니어신기록(1분45초92)을 수립했다. 두 종목에서 모두 도쿄올림픽 기준기록도 넘어섰다.

황선우는 불과 2년여 사이에 자유형 200m에서는 6초 넘게, 자유형 100m에서는 3초 이상 개인기록을 단축하는 등 무섭게 성장 중이다.

구창모(24·NC 다이노스)도 2020년 한국 야구 좌완 에이스로 부상하며 도쿄올림픽 출전 가능성을 키웠다. 구창모는 2019년 프리미어12 국가대표로 발탁되고도 부상 탓에 대표팀에 합류하지 못했다. 그래서 도쿄올림픽 출전 의지는 더욱더 강하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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