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청년층 확장실업률 26%
모든 연령층 보다 11.4%p 높아
경제활동참가율 전년比 2.7%↓
취업여건 악화…구직활동 미뤄
日 같은 비정규직 전락 우려도

▲ 구직 희망자들이 희망일자리센터에서 기업들의 구인 정보들을 살펴보고 있는 모습. 통계청이 발표한 ‘2020년 12월 및 연간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연간 취업자는 2690만4000명으로 1년 전보다 21만8000명 감소했다. 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청년층의 취업 절벽이 심화하면서 이들이 ‘잃어버린 세대’로 전락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키우고 있다. 청년층의 취업 빙하기가 장기화하면 취업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기술, 지식, 경험을 쌓을 기회를 잃게 됨으로써 평생에 걸쳐 삶이 어려워지고, 국가에 부담으로 남을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이들의 취업난을 국가가 전력을 기울여야 할 현안으로 인식하고 청년층 고용대책을 총체적으로 재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14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청년층(15~29세) 연간 실업률은 9.0%로 전체실업률(4.0%)보다는 크게 높지만, 전년 대비로는 0.1%p 상승해 별로 악화하지 않은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잠재적인 취업 가능자와 구직자, 시간제 일자리 취업 가능자 등에 실업자를 합한 청년층의 체감실업률인 확장실업률은 지난해 12월 26%로 전년 같은 달보다 5.2%p, 모든 연령대 평균 확장실업률(14.6%)보다는 11.4%p 각각 높았다.

지난해 말 현재 확장 실업 상태에 있는 청년층은 모두 122만3000명으로 전년 12월에 비해 21만3000명이나 불어났다.

특히 코로나 국면에서 20대가 가장 심각한 충격을 받았다. 지난해 한 해 청년층 경제활동참가율은 46.4%로 전년보다 1.4%p 감소했으나 20~29세 구간에서는 전년 대비 2.7%p, 25~29세 구간만 보면 3.0%p나 줄었다. 이는 30대(-0.6%p)와 40대(-1.1%p), 50대(-0.8%p)와 비교해 3배 정도 높은 수준이다. 취업 여건 악화로 일할 의욕을 상실하거나 구직활동을 일시 접은 사람들이 늘면 경제활동참가율은 하락할 수밖에 없다.

비경제활동인구 가운데 그냥 쉰 20대는 41만5000명으로 전년 대비 25.2%(8만4000명) 증가해 30대의 18.8%, 40대의 23.4%보다 높았다. 20대의 ‘쉬었음’ 인구는 2018년 28만3000명에서 2년 새 13만2000명 증가했다. 일자리 환경이 좋지 않자 구직 활동 자체를 미뤘을 가능성이 있다.

◇일본의 ‘잃어버린 세대’ 재판 우려

고등학교나 대학교를 갓 졸업한 연령대가 포함된 20대의 취업 절벽은 자칫 이들이 과거 일본이 경험한 ‘잃어버린 세대’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심각하다.

일본은 부동산·증시 버블 붕괴기인 1990년대 초중반부터 10여년간 청년층이 극심한 취업난을 겪었다. 이들은 제대로 된 일자리를 찾지 못한 채 대거 저임금 비정규직 노동자로 전락하거나 장기간 실업 상태로 남으면서 뒤처진 세대가 됐고 오늘날까지 일본 사회의 짐이 되고 있다.

LG경제연구원 조영무 연구위원은 “청년층의 취업빙하기가 장기화하면 일본판 잃어버린 세대가 될 가능성이 크다”면서 “이들이 기술과 지식, 경험 등을 축적하지 못한 채 나이가 들면 경쟁력이 떨어져 저임금의 질 낮은 일자리에 머물거나 잦은 실업을 겪게 되고 이는 평생 상흔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지난해 5월 ‘청년 고용의 현황 및 정책제언’보고서에서 첫 취업이 1년 늦을 경우 같은 연령의 근로자에 비해 향후 10년 동안 임금이 연평균 4~8% 낮아지는 것으로 추정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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