척추관협착증

▲ 신광배 울산제일병원 정형외과 과장이 병원을 찾은 환자를 진료하고 있다.

기온이 떨어지면서 허리 통증을 호소하는 사람도 늘어났다. 급격한 온도차에 신체가 미처 대응하지 못하면서 생기는 일시적 현상일 수도 있지만 통증이 지속된다면 정확한 진단을 받아봐야 한다. 여러 척추 관련 질환 중 척추관협착증은 주로 60대 이후에 발병한다.

그렇지만 최근에는 운동 부족이나 생활습관의 변화 등으로 인해 척추관협착증의 발병 연령이 점차 낮아지는 추세다. 척추관협착증은 허리디스크 초기 증상과 유사해 구분해내기도 힘들다. 신광배 울산제일병원 정형외과 과장과 함께 척추관협착증의 증상과 진단, 치료법에 대해 자세하게 알아본다.

척수지나는 척추관 좁아지면서
허리와 하반신에 복합 신경증상
허리디스크 초기와 비슷하지만
보행장애·마비 등 다리증상 동반
초기땐 약물·물리치료 통해 호전
개선 안되면 수술치료 고민해야

◇디스크와 달리 허리펼 때 통증 증가

척추관은 두개골 하부에서부터 경추, 흉추, 요추, 천추(꼬리뼈)까지 이어지는 척추뼈 중앙의 공간으로 신경의 집합체인 척수가 지나가는 통로다.

신광배 울산제일병원 정형외과장에 따르면 “척추관 협착증이란 여러 원인으로 인해 이 공간이 좁아져 통증 또는 하반신에 복합적인 신경 증세를 유발하는 것”이라면서 “나이가 들수록 등이 굽는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지만 사실은 통증으로 허리를 펴지 못한다는 표현이 정확하다”고 했다.

척추관협착증은 허리디스크 초기 증상과 비슷해 혼돈하는 경우가 많다.

신 과장은 “척추관협착증은 터질 듯한 다리 통증과 허리통증으로 조금만 걸어도 다리가 저리는 등 보행시 불편함이 함께 나타난다. 척추관협착증과 허리디스크의 큰 특징 중 하나는 허리를 구부리고 펼 때 통증이 다르다는 것이다. 척추관협착증은 허리를 펼 때 통증이 증가하고 허리디스크는 허리를 굽힐 때 통증이 증가한다. 또 협착증은 엉덩이와 다리 당김 증상이 심한 반면 디스크는 다리 저림 증상이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척추관협착증은 이처럼 척추관내 문제가 생겼음에도 불구하고 통증은 다리까지 나타나는 것이 특징이다.

신 과장은 “통증이 악화되면서 걸을 수 있는 거리가 점점 짧아져서 최악의 경우 100m 거리도 걷지 못하는 보행장애가 생길 수 있고, 다리마비나 배변 장애도 나타날 수 있다.

특히 허리를 뒤로 젖히면 통증이 심하고, 앞으로 숙이면 통증이 줄어들어 통증을 참기 위해 허리를 굽히게 되면 점점 구부정한 자세로 굳어질 수 있다. 또 통증은 밤 중 종아리의 통증이 심하게 나타난다”고 말했다.

◇CT와 MRI검사 통해 척추관협착증 진단

나이가 들면 디스크의 수핵이 노화돼 딱딱해 지면서 척추뼈 밖으로 튀어나와 신경을 누르기도 한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신경 뒤쪽에 있는 인대, 관절염으로 인한 뼈가 두꺼워 지면서 신경을 압박하는 경우가 더 많다. 신경이 눌리기 때문에 허리나 다리가 아프고, 저리게 되는 것이다.

신 과장은 “허리를 펴면 통증이 심해지고 구부리는 것이 더 편하거나 조금 걸으면 힘들어서 쉬었다가 가야 하는 경우, 혹은 엉덩이랑 허벅지가 많이 아프다면 척추관협착증이 의심되는 만큼 병원에서 정확한 진단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척추관협착증 진단은 CT와 MRI검사를 활용한다.

단순 방사선 검사(x-ray)는 좁아진 신경관의 가능성만을 엿볼 수 있고 정확한 진단을 위해서는 CT나 MRI 검사가 요구된다.

신 과장은 “전산화 단층 촬영(CT)은 중심성 척추관의 형태, 크기를 정확하게 알려 줄 뿐 아니라 외측 함요부와 추간공의 상태를 직접적으로 보여주며 수핵탈출, 골극, 후관절의 퇴행과 비후, 황색 인대 비후 등의 협착을 일으키는 병리 소견을 바로 확인할 수 있다”고 했다.

또 자기 공명 영상(MRI)은 방사선 피폭이 없고 비침습적 검사 방법으로 경막 내·외의 구조물을 포함한 여러 연부 조직의 해부학적 형태, 추간판(디스크) 및 골수의 형태학적 및 병태 생리학적 판정이 가능하다.

◇초기 협착증, 약물·시술 등 비수술적 치료

척추관협착증이라고 해서 모두 수술하는 것은 아니다.

허리 통증이 심하지 않은 초기의 척추관협착증은 약물을 복용하고, 물리치료 및 주사 요법 등을 병행하면 효과가 나타난다.

신 과장은 “비수술적 치료에는 약물치료, 신경주사치료, 신경성형술 등의 시술이 있다. 비수술적 치료에도 불구하고 증상이 지속되거나 통증이 심해 일상생활이 힘든 경우, 마비 증상이 있는 경우에는 수술적 치료를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그는 “대부분 허리통증을 노화에 따른 자연스러운 형상으로 생각하여 증상이 악화되는 경우가 많다. 통증을 방치해 치료 시기를 놓치면 다리 근력이 약해질 뿐만 아니라 감각도 떨어지고, 심지어 마비까지 오게 돼 보행은 물론 대소변 장애까지 나타날 수 있어 제때 치료받는 것이 중요하다. 또 척추관협착증은 완치가 쉽지 않고 재발 우려도 높은 질환이다. 치료 후에도 관리가 필수다. 평소 적절한 운동, 올바른 자세 유지, 체중조절이 병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석현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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