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게놈서비스산업 규제자유특구

 

1만명게놈프로젝트를 시작한지 5년여 만에 ‘게놈 산업화’의 길이 열렸습니다. 울산시가 지난 12일 산학융합지구에서 현장기자회견을 갖고 ‘게놈서비스산업 규제자유특구 및 바이오헬스산업’ 추진계획을 밝혔습니다. 게놈서비스산업은 울산시가 신성장동력으로 추진하는 바이오헬스산업 가운데 대표적인 분야입니다. 게놈이라는 단어는 좀 익숙해졌으나 ‘게놈의 산업화’는 아직도 낯설어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독자들의 이해를 위해 문답 형식으로 풀어봅니다.

산단조성·규제완화 특구로 동시 해결
질병예측·맞춤치료 등 정밀의료 가능
농업 생산성·신소재 개발에도 응용
울산서 국내 최초 ‘게놈산업화’ 추진
3개 실증사업 추진 시너지효과 기대
3875억 생산유발·3763개 일자리 창출

-게놈서비스산업 규제자유특구 조성의 의미는.

“게놈서비스산업 규제자유특구 조성은 ‘게놈의 산업화’가 우리나라 최초로 울산에서 시작됐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동안 울산시는 UNIST, 울산대학교병원 등과 더불어 게놈1만명프로젝트와 게놈엑스포 등으로 게놈의 산업화를 위한 준비를 착실히 해왔습니다. 규제자유특구 지정으로 게놈의 산업화를 위한 걸림돌이 제거된 것입니다. 바이오헬스산업 분야의 퀀텀점프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어떤 걸림돌이 있었나.

“생명윤리 및 안전에 관한 법률은 연구자가 재생산한 유전정보를 데이터팜이나 기업과 병원 등에 제공하지 못하도록 규제하고 있습니다. 개인의 유전자 정보를 제3자에게 제공하는 것과 수만개의 게놈(유전체)의 정보를 분석해 맞춤형 치료 등에 활용하는 바이오정보를 혼용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특구에서는 규제가 완전 해소되는 건가.

“게놈서비스산업 규제자유특구 지정으로 ‘규제해소’와 ‘게놈산업단지’라는 두가지 과제가 한꺼번에 해소됐다고 할 수 있습니다. 특구에는 2건의 규제샌드박스가 주어졌습니다. 연구자가 재생산한 유전정보를 바이오데이터팜에 제공하거나, 바이오데이터팜이 이 유전정보를 기업과 병원에 제공할 수 있는 특례가 그것입니다. 특구에서는 바이오데이터팜 구축, 질환별 질병 예측 및 진단마커 개발, 감염병 발생 대응 신약개발 플랫폼 구축 등 3개의 실증사업을 추진하게 됩니다. 이 가운데 핵심이 생명체 정보의 농장이라 할 수 있는 바이오데이터팜입니다. 이제 게놈기술을 기반으로 하는 의료·제약·농업 등이 특구에 모여들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입니다.”

-기술력은 확보돼 있는가.

“울산에서 본격적으로 게놈 연구와 산업화를 시도한 것은 박종화 교수가 2014년 유니스트로 오면서부터입니다. 미국 하버드와 영국 캠브리지대 등에서 연구를 하다가 국내로 돌아온 박 교수는 게놈 해독에 있어서는 세계 최고 역량을 가진 학자입니다. 박 교수는 올해 상반기 중에 1만명게놈프로젝트의 완료를 선언할 것이라고 했습니다. 솔트룩스, 원드롭 등 5개의 관련 전문기업도 이미 특구에 유치됐습니다.”

-3개의 실증사업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면 어떤 성과를 내게 되나.

“게놈(genome·유전체)은 1920년 독일의 식물학자인 빙클러가 유전자(gene)와 염색체(chromosome)를 합성해서 만든 용어입니다. 게놈 분석은 생로병사를 결정하는 유전자와 염색체의 상태를 밝히는 기술입니다. 최적화된 질병 예측과 맞춤 치료를 가능하게 하는 정밀의학에 반드시 필요합니다. 인간의 영원한 소망인 노화와 질병의 극복을 가능하게 해줄 뿐 아니라 응용과 융합을 통해 농업 생산성과 신소재 개발 등에도 활용할 수 있습니다. 박종화 교수는 “우주와 생명의 역사에서 스스로를 읽고, 보고, 분석하고, 편집까지 할 수 있는 게놈기술이야말로 인류가 개발한 가장 위대한 기술”이라며 “인류 진화의 방향을 결정하고, 바꾸고, 그 자체를 다른 차원으로 점프시킬 수 있는 기술은 게놈기술 밖에 없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산업적으로는 ‘바이오 반도체’라고도 합니다.”

-게놈산업을 울산의 신성장동력으로 삼으려면 울산시민들의 이해와 공감대도 필요하지 않나.

“지난 2018년 8월 UNIST에서 게놈엑스포가 열렸습니다. 바로 게놈의 대중화·민주화에 대한 인식을 높이는 활동이었습니다. 기관·기업·병원에서 개인이 원할 때 게놈을 쉽게 활용할 수 있게 하는 것이 대중화라면, 자신의 유전정보를 볼 수 있고 저장할 수 있고 줄 수 있는, 즉 건강관리의 주권을 가질 수 있게 하는 것이 민주화입니다. 엑스포의 성황과 1만명게놈프로젝트 동참 등으로 울산시민들의 공감대가 폭넓게 형성됐다고 볼 수 있습니다.”

-기업 유치와 일자리 창출 등 기대효과는.

▲ 정명숙 논설실장

“세계적으로 바이오헬스산업은 연평균 5.6%의 성장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2017년 1.76조 달러이던 시장은 2025년이면 2.69조 달러로 성장한다는 것이 미국의 비지니스컨설팅회사인 프로스트앤설리번(Frost & Sullivan)의 전망입니다. 울산시는 2026년까지 게놈서비스산업규제자유특구에 30개 이상의 기업 유치와 함께 3875억원의 생산유발효과, 3763명의 일자리 창출을 예상하고 있습니다.”

-특구 지정은 기간이 한정돼 있을텐데 어려움은 없는가.

“규제자유특구는 한시적입니다. 우선 주어진 기간은 2022년 7월까지 2년입니다. 한차례 연장이 가능해 4년까지 운영할 수 있습니다. 일단 한차례 연장은 필수적으로 이뤄진다고 봅니다만, 장기적으로 볼 때는 관련 법규의 개정도 뒤따라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기업유치 사업영역 확장, 성과 확대를 위해서는 규제자유특구의 확대도 필요합니다. 한국100만명빅데이터 사업의 원활한 진행도 중요합니다.” 정명숙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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