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은 타깃이 정확해야 성공할 수 있다. 모든 관광상품이 모든 사람에게 만족감을 주는 것은 아니다. 때문에 세대별, 성별, 연령별, 취향별로 크게 나눠지는 관광객의 수요에 따른 타깃마케팅이 반드시 필요하다. 타깃마케팅은 특정 연령이나 계층 또는 특수한 요구를 가진 사람들의 소비 욕구를 자극하여 판매를 촉진하는 전략을 말한다. 타깃이 정확하지 않으면 홍보 비용과 인력의 낭비가 발생하게 된다.

울산시가 내년 2021년을 ‘생태관광 활성화 원년’으로 삼겠다며 계획수립에 나섰다. 울산시는 ‘철새이동경로 서식지 네트워크(Flyway Network Site. FNS)’ 등재를 계기로 삼아 아시아 세계습지네트워크 가입과 국가지질공원 인증을 추진하고, 이후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 등재도 타진하겠다고 밝혔다. 철새버스를 운행하고 생태탐방 코스와 관광 상품도 발굴하겠다고 한다. 철새사랑네트워크 발족, 시민생물학자 운영, 1기업 1철새도래지 보호운동 협약 등 시민 참여 활성화 대책도 마련한다. 국제협력 강화를 위해 국제 철새심포지엄 등 국제환경행사 개최도 추진한다.

‘공해도시’로 유명했던 울산이 적잖은 생태관광자원을 확보하고 있고, 그것을 활용해 세계적 생태관광도시를 꿈꾸는 것은 실로 대단한 일임에는 분명하다. 우리나라 근대화의 희생양인 공해도시 울산이 어떻게 해서 이만큼의 생태환경을 갖춘 도시로 거듭나게 됐는지 그 역사와 이야기는 많은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기에 충분하다. 하지만 단순한 볼거리로서 울산이 생태관광도시로서 세계적 관광지가 되기는 쉽지 않다. 세상에는 울산보다 자연환경이 빼어난 도시는 헤아릴 수 없이 많다. 산업도시의 한계를 울산시민들의 힘으로 극복한 이야기가 전제될 때 비로소 철새가 날아들고 1급수 물고기가 사는 태화강의 가치가 배가되는 것이다.

울산시가 생태관광 활성화를 목표로 추진하는 다양한 사업들이 불필요하다는 말은 아니다. 관광활성화가 아니더라도 주민들의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정책이다. 다만 생태도시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인 진정성이 결여되기 쉽고 보여주기식의 개발이 될 우려가 크므로 세계적 관광자원화를 목표로 삼을 이유는 없다는 것이다. 생태환경은 관광자원으로서 수익 창출 보다 정주여건 향상으로서의 시민적 가치가 훨씬 더 크다. 주민들의 정주 만족도가 높아지면 관광 수요는 절로 창출되기 마련이다. 생태도시의 일차적 타깃이 관광 활성화가 아니라 정주여건 향상에 맞춰져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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