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0 북구예술창작소 소금나루2014 오픈스튜디오.

레지던시 프로그램이란, 예술가들에게 입주할 공간을 제공하고 창작 활동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국내에는 현대국립미술관의 고양, 창동 창작스튜디오, 서울시립미술관의 난지창작스튜디오, 인천문화재단의 인천아트플랫폼 등 국·공립 기관이 운영하는 레지던시 프로그램들이 적지 않다.

울산 지역에도 북구 소재의 북구예술창작소 소금나루2014와 감성갱도2020, 남구 소재의 장생포131창작스튜디오와 아트스테이, 신화마을 예술인촌이 있다. 각 구청은 이 레지던시 사업을 예술전문단체에 위탁 운영하고 있다. 초창기에는 레지던시 공간을 통해 예술가가 작업실과 전시 그리고 작가적 역량강화를 위한 프로그램 등을 제공받기 위한 목적이 컸다. 시간이 흐를 수록 단순한 작업실의 지원보다는 국내외 작가들의 교류의 장, 소통의 장으로의 역할이 확대되고 있다.

▲ 기라영 화가·미술학 박사

특히 울산 지역에는 대학이 타 광역시에 비해 현저히 적은 편이고 예술대학은 하나 뿐이므로 인적 인프라를 다양하게 해주고, 외부로 나가지 않더라도 교류가 가능하게 해주는 레지던시의 역할이 더욱 중요하다. 지역에서 레지던시 기관이 가지는 최고의 장점을 살리기 위해 각 기관은 전국공모를 통해 입주 작가들을 모집한다. 물론 지역작가의 입주 비율을 따로 정해두는 편이다. 스튜디오가 많지 않기 때문에 신청한 모든 작가들이 다 입주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나름대로의 높은 경쟁률을 뚫고 입주하게 되면, 창작활동과 함께 지역작가들과의 콜라보를 이루어 내기도 하고, 마을주민들과 연계작업을 펼치기도 한다. 주민들이 예술가와 만나 예술교육활동이 이루어질 때 그 교육의 만족도와 성과는 일반 아카데미와는 현저히 차별된다. 레지던시 기관은 공간의 특성에 따라 장르가 구분된다. 최근에는 지역 내에 방음장치와 녹음시설을 갖춘 음악창작소도 생겨나 뮤지션들의 지원이 이루어지고 있다. 각 기관마다 예술가를 지원하는 방식은 다르다. 전문인에 의한 제대로 된 운영과 지원이 이루어져야하는 것도 중요한 점이다.

예술은 그 효과가 단기간에 눈에 띄게 드러나지는 않는다. 그것이 예술의 특성이기도 하다. 장기적이고 거시적인 안목을 가지고 꾸준히 문화예술을 지원한다면 예술가와 함께 마을과 지역도 성장해 나갈 수 있다. 올해 8년차인 북구예술창작소 소금나루2014는 입주 작가 경쟁률이 11:1을 넘어서 국내에서도 그 입지를 굳혀가고 있다. 남구의 문화예술창작촌도 홈페이지를 통해 오는 2월3일까지 입주작가 모집을 진행한다. 열정 있는 지역작가들의 참여가 기대된다. 기라영 화가·미술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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