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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마스크를 벗고 수업할 날을 고대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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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1.01.19  21:0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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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옥순 장검중 교사

“선생님 오늘도 최선을 다해 수업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아이들이 출석 및 형성평가 란에 올린 글귀다. 이렇게 말해주니 참 고맙다. 더 좋은 수업을 올려주지 못한 거 같아 부끄럽고 미안하다. 학생들은 예리하기도 하지만 반면에 어른들에 비해 관대하기도 하다.

지난해 초부터 처음 경험해보는 일들이 벌어졌었다. 중학교 2학년과 3학년 전반 국어수업을 하는 나는 원격수업이라는 것을 접하면서 많이 당황했었다. 입담이 괜찮은 편이니 아이들과 얼굴을 마주하고 수업하는 것이 싫지는 않았는데, 마스크를 쓰고 있는 아이들은 감정이 온전히 드러나지 않았다. 그래서 1학년 때 마스크 없이 만나 수업을 했던 2학년은 일주일에 1시간 들어가도 어색하지 않았는데 처음부터 마스크를 하고 만난 3학년 아이들은 일주일에 2시간씩을 들어가도 공감 형성이 어려웠다.

원격수업 업무를 맡아야 했던 부서였던 나는 행여나 뒤처질세라 열심히 기웃거리고 외부 강사를 초빙해 나를 비롯한 학교 선생님들의 뇌를 스마트하게 만들기 위한 작업에 열심을 쏟았다. 이것 저것을 시도해보고 필요한 수업 장비들도 구입하고 거의 1년을 그렇게 달리다 보니 어느덧 새로운 해가 밝았다.

우리의 상황은 아직도 나아진 것이 없고 체육대회도 못 하고 축제도 졸업식마저도 온라인으로 해야 하는 아이들을 생각하면 마음이 짠하다. 돌아보니 처음에는 영상 수업이 익숙치 않아 스트레스를 받으면서 다시 찍고 또 소리가 잘 안 들린다 등의 ‘고객들’의 민원이 들어와 새벽녘까지 다시 찍고 했던 기억이 있다. 아무리 열심히 준비해도 EBS 강의처럼 멋지지 않아서 한 두 번 EBS 강의를 올린 적이 있었다.

아이들 반응이 오히려 좋지 않았다. 분명 나보다 휠씬 체계적이고 유연하게 잘 가르치는데도 아이들은 서툴지만 자기들이 아는 얼굴인 선생님이 직접 가르치는 것이 익숙하고 더 친근감 있게 느껴진다고 했다. 그래서 그 다음부터는 줄곧 직접 수업 내용을 촬영해서 올리기로 했다. 가끔 등교해서 대면 수업할 때도 20분 정도는 미리 찍어둔 수업 영상을 보고 나머지 시간은 영상을 보충하는 식으로 수업을 진행했다. 어떤 날은 수업 시간 내내 마스크를 쓰고 하루에 5시간을 수업했더니 완전히 탈진 상태가 되었었다. 그래서 대면수업시에도 다른 방법을 강구해야만 했다.

나는 지금도 얼굴이 드러나는 수업 영상을 찍는다. 배경을 바꾸고 가끔은 필터를 사용하여 선그라스도 끼는 등의 변화를 주면서 말이다. 이번 주는 방학 전 주라 마지막으로 수업이 든 반에는 학생들에게 들려주고픈 시 낭송과 함께 학년별로 인사 영상을 찍었다. 짧은 영상을 찍는 동안 울컥하는 마음이 들었다. 이런 나의 마음이 전달되었는지 몇 몇 아이들에게 긴 인사글을 받기도 했다. 아이들이나 나나 처해진 상황은 비슷하지만 휠씬 더 활동적이고 에너지를 발산해야 할 아이들이 더 힘들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사람들은 어려움에 처하면 그 어려움을 이겨내기 위한 지혜를 발휘한다. 이런 어려움을 잘 이겨내라는 의미에선 나는 수업 영상 확인란에 집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진 만큼 이 시간을 어떻게 가치 있게 보낼지에 관한 질문을 던지곤 한다. 내가 생각하는 것보다 나름 시간을 알차게 잘 보내는 아이들이 많았다.

온라인으로 수업할 때마다 역설적으로 느끼는 것은 수업은 단순한 지식 전달이 아니라 사람과 사람과의 만남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는 것이다. 수업 시간에 가끔씩 엎드리는 아이들을 깨우고 달래는 마음이 고되지만 다시 마스크를 벗고 아이들과 부딪히며 수업할 날을 고대한다.

아무튼 예상치 못한 상황을 살아가면서 우리는 그 이전과는 분명히 다른 삶을 살고 있고 앞으로도 살게 될 것 같다. 아이들의 답변을 보면서 교단에서 내가 아이들을 위해 할 수 있는 최선이 무언가를 또 고민하게 된다. 구옥순 장검중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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