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 영업규제 완화 감염자 증가
의료시설 한계로 서민 어려움 더해
경험 통한 발전 얻기엔 희생 너무커

▲ 서태일 말레이시아 알루미늄(주) 공장장

요즈음 같은 상황에서는 덴마크의 동화작가 안데르센의 말이 마음에 와 닿는다. “단지 살아가는 것만으로는 부족해. 누군가는 햇빛, 자유, 그리고 약간의 꽃 정도는 가지고 있어야 해.” 이동이 통제되고 자유로운 활동이 제약을 받으며 모두가 불편하게 살고 있기 때문에 ‘단지 살아가는 것만으로는 부족해’라는 구절에 공감이 더 간다.

코로나 바이러스는 지구를 점령하고 있으면서 계속 인간들을 공격하여 많은 이들을 계속 감염시키고 있다. 철저하게 방어하고 있지 않으면 방어가 허술한 곳을 즉각 공격하여 사람들을 감염시키면서 겁박한다.

감염된 환자는 가족과 친지들로부터 격리되어 회복이 될 때까지 만날 수도 없다. 늙은 노인이 입원실의 창에 기대어 밖에 찾아온 자식들과 서로 애타게 바라보는 어느 신문의 사진은 가슴 뭉클한 인간애와 이 바이러스의 무서움을 동시에 느끼게 해 주었다.

전쟁에서 점령당한 지역의 거주민들 삶이 이런 느낌일까. 활동이 제한 당하는 요즈음 자유롭게 행동하던 그때가 벌써 그리운 것은 나만 일까. 그 동안 별로 느끼지 못하면서 생활한 여러 가지 소소한 자유의 소중함을 새삼 깨닫는다.

코로나 바이러스와의 싸움이 벌써 일 년이 지났다. 지난 일년 동안 의료계에서는 백신과 치료제의 개발에 힘써왔다.

일부 제품들은 몇 나라에서 승인하여 사용하고 있으나 기대만큼 큰 효과를 아직 내지 못하고 있어서 지속적으로 더욱 안전하고 완전한 백신의 개발이 요구되는 상황이다.

예를 들어 백신의 접종으로 항체가 형성되어도 천연두 백신처럼 영구히 면역 활동을 하지 못하고 수개월 밖에 지속 효과가 없다는 것이다. 치료제의 개발도 밝은 소식이 전해지고 있다.

현재의 상황을 종합해 보면, 우리가 겨울이 오기 전에 독감 예방주사를 맞고, 또 어떤 사람은 예방 주사를 맞더라도 독감에 걸리는 경우가 있다. 이때는 병원에서 치료를 받아 회복을 하듯이, 코로나 바이러스에 대한 조치도 백신을 주기적으로 맞아야 한다. 만약에 감염되면 병원에서 치료약으로 치료를 하는 것이 일단은 현실적인 방법이 될 것 같다. 오랜 역사 동안 인간에게 피해를 입힌 바이러스에 대한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전염을 예방하기 위한 방안들이 마련됐고, 그것을 바탕으로 이 바이러스의 전염성을 연구하여 사회적 거리두기 등 지침을 각국에서 발표하여 시행하고 있으며, 시간이 지나면서 그 중요성을 모두 느끼고 있다. 시행착오를 통한 경험에서 얻은 보석 같은 것이다.

지난해 12월 초순에 이곳 말레이시아는 각 State(주) 간 이동 제한을 철폐하여 여행을 자유롭게 하고 영업시간 등의 규제도 완화하여 경제 활성화를 도모했다. 그 결과 사회적 거리두기에 대한 정부의 홍보에도 불구하고 연말연시를 즐기려고 많은 사람들이 도심으로 모이고, 그 동안 못한 여행들이 전국적으로 행해졌다. 소비 경제는 많이 활성화 되었으나 문제는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자 수가 연말부터 여러 주에서 폭발적으로 증가한 것이다. 그 발생수가 줄어들지 않고 세 자리수를 넘어 점점 증가하자 정부는 다시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이달 중순부터 상태가 나쁜 주에 이동 통제명령을 발효 실시하면서 여행을 금지하고 공권력에 의한 검문을 강화하고 있다. 서민들은 어려움이 더해가고, 의료시설도 한계에 달했다고 한다. 다시 시행착오를 겪고 있는 것이다.

이런 경험을 바탕으로 발전은 하겠지만 희생이 너무 큰 것 같다. 하지만 모두 이해하고 동참하여 원만히 극복되길 바랄 뿐이다. 서태일 말레이시아 알루미늄(주) 공장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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