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장기화 매장 매출 줄어도

배달주문 늘어나 전체 매출 유지

배달비중 늘리는 업체도 5% 증가

인지도 낮은 업체는 주문 없기도

▲ 코로나 사태가 장기화됨에 따라 배달주문을 중심으로 비대면 소비 트렌드가 울산 외식업계에서 더욱 확대되고 있다. 19일 남구의 한 분식업체에서 배달음식을 기사에게 전달하고 있다.
“매장 매출은 줄었지만 배달주문이 늘어나서 가게를 유지합니다.”

19일 남구 삼산동에 위치한 한 퓨전 분식업체 A사는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매장에서 식사하는 손님들이 크게 줄었다. 예전 같으면 인근 학교의 학생들과 학부모들이 매장을 채웠지만 이날은 매장에 한 테이블밖에 없었다. 하지만 썰렁한 매장 분위기와는 별개로 카운터에서 연신 배달주문이 들어왔다는 알림음이 울리면서 주방 직원들은 쉴새없이 바빠졌다.

A사 대표는 “지난해 코로나 사태로 배달비중이 늘면서 현재는 전체 매출의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며 “최근 오후 9시 이후 영업제한 등에 걸리면서 매장내 매출은 크게 감소했지만, 배달매출이 늘어나면서 그 부분을 만회하고 있다. 전체 매출은 코로나 이전 수준을 유지하거나 조금 늘어난 정도다”고 말했다.

코로나 사태가 장기화됨에 따라 배달주문을 중심으로 비대면 소비 트렌드가 울산 외식업계에서 더욱 확대되고 있다. 지난해 울산 외식업계의 전체 매출액은 전반적으로 감소한 가운데 배달판매가 차지하는 비중에 따라 지역 외식업체들의 희비가 엇갈렸다.

19일 한국외식업중앙회를 비롯한 16개 협회·단체 등으로 구성된 ‘음식서비스 인적자원개발위원회(ISC)’의 ‘2020년 음식서비스 분야 산업인력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음식점들은 전반적으로 타격을 받았지만, 배달 비중이 높은 음식점은 오히려 매출이 늘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외식업체의 지난해 월평균 매출은 2736만원으로 전년(3275만원)보다 16.5%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중 배달을 전혀 하지 않는 외식업체는 월평균 매출이 2616만원으로 31.2% 줄어 감소폭이 평균치의 거의 두배로 가장 컸다.

반면, 배달만 하는 외식업체는 월평균 매출이 1864만원으로 전년(1679만원)대비 11.0% 늘었고, 배달 비중이 90~99%인 외식업체도 5.0% 증가했다.

실제로 중구 성남동에 위치한 한 통닭집의 경우 코로나 사태 이후 지난해 하반기부터 매장영업 없이 100% 배달에만 집중하면서 매출이 늘어났다.

통닭집 사장은 “기존에도 매장에 테이블이 2개 뿐이라 매출비중이 작고 홀 직원을 주방으로 돌리면서 배달판매에 집중했다”며 “최근에는 영업시간도 새벽 시간때까지 늘리면서 코로나 이전보다 매출이 10% 가량 늘어났다”고 말했다. 이와 반대로 배달판매를 취급하지 않거나 뒤늦게 도입한 업체들은 매출 감소폭이 컸다.

북구 명촌동의 한 국밥집은 지난해 말부터 배달어플에 등록을 하고 배달주문을 시작했으나 현재 전체 매출의 10%에도 못미치고 있다.

국밥집 사장은 “기존에 24시간 영업을 하면서 매장 내 매출이 대부분이었는데, 코로나로 손님이 줄고 새벽시간 영업도 제한되니 매출액이 40% 가까이 줄었다”며 “배달판매를 도입했지만 아직 인지도도 낮고 알려지지 않다보니 주문량이 좀처럼 늘어나지 않고 있다”고 토로했다.

외식업계 관계자는 “코로나로 바뀐 외식업계의 비대면 소비 트렌드가 향후 코로나 종식 이후에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며 “외식업계에서 배달주문이 차지하는 비중이 점차 늘어남에 따라 외식업체들의 배달판매는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고 말했다. 이우사기자 woosa@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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