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정수 시조시인

대장장이 딸 - 김소해

사랑을 훔치려다 불을 훔치고 말았다

무쇠 시우쇠, 조선낫 얻기까지

숯덩이 사르는 불꽃 명치 아래 풀무질

대장간은 녹슨 무쇠의 새길 열어준다, 문설주를 벗어나 뒹구는 돌쩌귀도 대장장이 손에서 태어났다.

이글이글 타는 참나무 숯불에 붉게 익은 쇠를 함부로 다루지 않았다.

달구고 물속에 집어넣기를 반복하며 모루 위 해머로 벼르고 길들인다.

쇳덩이에 따라 이름이 다르고 쓰임새도 다르듯 사람도 자기의 본분이 따로 있다. 시인이 말하고 싶은 것은 불을 훔쳐야 사랑을 얻을 수 있지 않았을까.

대장장이의 불은 신이다. 만일 불을 도둑맞으면 대장장이 수명은 이미 끝나기에 풀무질 불꽃은 대장장이와 함께한다. 김정수 시조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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