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동의 습관에 따라 사람 가치 결정
성공·실패 차이도 습관에 따라 좌우
좋은 습관들 만들어 행동·노력해야

▲ 박기준 전 부산지방검찰청 검사장

새해에는 새로운 목표를 세우고 꼭 실천해야겠다는 결심을 한다. 목표는 좋았으나 용두사미가 되면 좋지 않다. 평소 실천의 습관화가 되어 있지 않다면 목표 달성은 쉽지 않다. ‘생각이 행동을, 행동은 습관을, 습관은 성격을, 성격은 운명을 낳는다’고 하였다. 미국의 사상가이며 철학자인 시인 랄프 왈도 에머슨의 말이다. 습관이 축적됨으로써 직업이나 인생의 모습이 바뀐다. 좋은 습관은 도움이 되지만 나쁜 습관이 형성되면 바꾸기 어렵고 장애가 될 수 있다.

‘세살적 버릇 여든까지 간다’고 하면서 좋은 버릇을 갖도록 훈육받은 기억을 대부분 가지고 있을 것이다. 나이 들어서도 어릴적 하던 행동과 습관을 반복하는 사람에게 ‘천성 고치는 약 없다’는 말로 나무라기도 한다. 습관은 철사를 꼬아 만든 쇠줄과 같아서 생각과 행동이 습관으로 굳어지면 쉽게 바뀌지 않는다.

마음속에 굳어진 사고와 행동의 습관은 특별한 계기로 바뀌거나 각고의 노력으로 바꾸지 않으면 같은 상황에서는 동일한 패턴으로 발현된다. 도박 중독자는 도박판을 그냥 지나치지 못한다고 하지 않는가. 신라 김유신 장군이 천관녀의 집으로 술에 취한 자신을 데리고 간 애마를 죽인 설화는 나쁜 습관을 싹둑 잘라서 환골탈태하는 모습에 대한 교훈적 이야기다.

습관과 운명의 관계는 가축에게도 해당된다는 히말라야 고산족의 ‘양을 팔 때 값을 매기는 방법에 관한 이야기’가 생각난다. 히말라야의 한 가축시장에서 양을 사려는 사람이 나타나자 주인은 양을 데리고 산으로 향하였고 양을 풀밭에 놓아 주며 한참동안 풀을 뜯어 먹는 모습을 지켜본 뒤 흥정을 끝냈다. 한눈에 보아도 살이 통통하게 오른 양이 비쩍 마른 양보다 싼 가격에 팔려 나가는 모습을 지켜보던 한 외국인이 이상한 듯 고개를 갸웃거리며 양의 가격 또한 이해할 수 없어 그 이유를 물었다. 양의 주인은 몸의 무게나 겉모습이 아니라 평소 버릇을 보고 양의 가격을 정한다고 하면서 “풀을 뜯어 먹을 때 아래에서 위로 오르며 뜯어 먹는 양은 위에서 아래로 내려오면서 풀을 뜯어 먹는 양보다 가격이 높습니다”라고 답하였다. 외국인이 무슨 말인지 알아듣지 못하자 양 주인은 “온통 벼랑뿐인 히말라야에서 아래로 내려오며 풀을 뜯어 먹는 편한 습성에 길들여지면 풀이 없어도 위로 올라갈 줄 몰라 굶어 죽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하였다. 가축도 어떤 습관을 가졌느냐에 따라 가격이 달라진다는 비유적 이야기다.

사람은 생각과 말 그리고 행동의 습관이 어떠한지에 따라 그 가치가 결정된다. 사람의 진가는 어려움에 처했을 때 어떻게 행동하는지를 보면 알 수 있다고 한다. 위기의 순간에 습관으로 굳어진 생각과 행동이 은연중 드러나기 때문이다. 편안함과 이기적 습관에 길들여지면 좋은 벗이나 직원이 되기 어려울 것이다.

심리학에는 ‘자신을 어떠한 존재로 규정하는가에 따라 그 사람의 언어, 생각, 행동, 심지어 인생까지 바뀔 수 있다’는 자기규정 효과라는 것이 있다. 무엇을 좋아하고 어떤 일을 하고 싶은지, 일을 성취하기 위하여 어떻게 해야 하고 주변을 설득할 수 있는지를 알고 자신을 그에 맞추어 변화시키고 습관화하는 것은 자신의 미래를 결정하고 성공의 지름길이 될 수 있다.

성공과 실패의 차이는 어떤 습관을 갖고 있는가에 따라 결정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높은 성과를 올리고 특정 분야에서 성공한 사람들은 좋은 습관을 만들어 이를 기반으로 행동하고 노력하였을 것이다. 습관은 사람의 운을 바꾼다. 현재 모습은 과거 반복적으로 해 온 행동과 습관의 결과물이다. 일상적인 일이나 평생 이루고자 하는 큰 일들까지 성취와 성공은 결국 생각, 행동, 습관, 실행의 과정을 통해 만들어진다고 해야 할 것이다. 박기준 전 부산지방검찰청 검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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