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가학대 83건 피해부모가 찾아...피해아동 부모 국민청원 올려

▲ 지난 2019년 울산 남구 한 국공립 어린이집에서 발생한 아동학대 사건을 두고 피해 아동의 부모가 경찰이 부실수사를 했다며 당시 담당 경찰의 중징계를 요구하는 국민청원을 게재했다.

추가학대 83건 피해부모가 찾아
경찰, 첫 수사때 28건만 기재
피해부모에 CCTV 공유 안해
뒤늦게 피해아동들 추가 확인

피해아동 부모 국민청원 올려
담당경찰 파면·서장 사과 요구
청원 나흘간 1만3천여명 동의
남구 ‘1년후 행정처분’도 논란

아동이 구토를 할 때까지 억지로 물을 먹이는 등의 아동학대가 벌어진 울산 남구 한 국·공립어린이집에 대한 경찰의 부실수사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추가 학대 정황은 물론 3명 이상의 추가 피해아동까지 확인되면서 피해아동의 부모가 담당 수사관의 중징계를 요구하는 국민청원을 올리는 등 비난여론이 거세다.

남구 국공립어린이집 아동학대 사건 피해 아동의 엄마라고 밝힌 한 청원인은 지난 21일 국민청원 게시판에 ‘남구 국공립 어린이집 아동학대 사건 부실수사 담당 경찰의 파면과 경찰서장의 공개사과를 요구한다’는 제목의 청원을 게재했다.

청원인은 “첫 신고 후 1년 동안 경찰에 여러 차례 요청했지만 폐쇄회로(CC)TV 학대 영상은 물론 범죄사실 내용조차 받지 못했다”면서 “법원에 CCTV 열람 복사를 신청해 처음으로 마주한 영상에서 경찰이 확인한 학대 행위 이외에 수십 건을 더 확인했다”고 밝혔다.

청원인은 “경찰을 믿을 수 없어 35일간의 CCTV 영상을 하나하나 살펴봤고, 그 결과 당초 수사팀에서 송치했다던 28건 외에 83건의 학대 행위를 추가로 확인하게 됐다”고 말했다.

확인된 학대 정황은 다른 아이들이 남긴 물까지 강제로 먹인 행위, 다른 아이들이 먹다 남긴 음식을 강제로 먹인 행위, 음식 먹기를 거부하자 목을 강제로 뒤로 젖히고 숟가락을 억지로 집어넣은 행위, 다른 아이로 하여금 친구의 머리를 수십 차례 때리게 한 행위 등이 있다.

이 과정에서 3명 이상의 추가 피해 아동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교사의 지시로 다른 친구로부터 머리를 수십대 맞는 것이 확인된 아동의 경우 피해 사실을 모르다가 최초 신고 아동의 부모가 CCTV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피해 사실을 확인하면서 아동학대 사실을 알게됐다.

앞서 울산 남부경찰서는 재수사를 거쳐 추가 학대 행위 83건을 확인해 검찰에 송치했다.

청원인은 “당초 수사팀이 이를 모두 누락한데다 추가 피해 아동이 있는데도 제대로 조사를 하지 않은 만큼 담당 수사관이 중징계를 받아야 하고, 남부경찰서장이 직접 부실수사에 대해 사과해야 된다”고 주장했다. 이 청원은 24일 기준 1만3186명이 동의했다.

남구가 늑장 대응을 했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남구는 앞서 지난해 10월 어린이집 교사 2명에게 보육교사 자격정지 2개월, 원장에게 3개월 처분을 내렸지만 피해 아동의 부모가 피해 사실을 알린 지난 2019년 11월보다 1년 가량 지난뒤 행정처분이 내려졌다.

남구는 경찰 재수사를 통해 추가 학대 정황이 드러나자 23일 학대 혐의가 추가로 드러난 교사에게 자격정지 2년 처분을 추가로 내렸다.

한편 아동에 대한 물고문 사실이 CCTV 등을 통해 알려지자 ‘정인이 사건’ 때 살인죄 처벌을 요구했던 소아청소년과의사회가 엄벌을 촉구하는 성명을 내고 검찰에 전문가 의견을 공식 제출할 것으로 알려졌다. 김현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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