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수도로 일컬어지는 울산의 벤처천억기업이 전국의 1%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벤처기업이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는 것은 울산 산업의 허리가 극도로 빈약해지고 있다는 것을 입증하는 것이다. 울산은 지금 자동차, 조선, 석유화학 등 3대 주력산업으로 연명하고 있다. 만일 3대 주력산업이 계속 흔들리고 벤처기업이 제자리를 찾지 못한다면 울산은 ‘산업수도’라는 명성을 다시는 얻지 못할 것이다. 그런 면에서 울산시는 벤처 생태계를 살리는데 모든 행정력을 기울여야 한다.

중소벤처기업부에 따르면 2019년 기준 연매출 1000억원을 넘긴 국내 벤처기업은 모두 617개로, 1년 전보다 20개 늘어났다. 울산에서는 12개의 벤처천억기업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이를 지역별로 계산해 보면 울산의 벤처천억기업 분포는 1.9%에 불과한 상태다. 벤처천억기업이 가장 많은 곳은 경기도로 30.5%(188)를 차지하고 있다. 다음으로 서울 26.7%(165개사), 충남 6.8%(42개사), 인천·충북 각각 5%(31개사) 등이다. 영남지역에서는 경남 5.7%(35개사), 부산 4.2%(26개사), 경북 3.2%(20개사), 대구 2.3%(14개사) 순으로 많았다.

울산의 벤처천억기업은 지난 2010년 10개로 두자릿수에 접어든 뒤 2013년 15개로 정점을 찍었지만 이후 줄어들고 있다. 더욱이 이번에 새로 이름을 올린 벤처천억기업은 한 곳도 없다. 전국적으로 62개 기업이 벤처천억기업으로 등록했고, 부산과 경남도 각각 3곳을 등록했으나 울산의 벤처천억기업은 오히려 감소세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2019년 기준 국내 벤처천억기업의 총 매출은 전년보다 4.6% 증가한 약 140조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국내 재계 4위 수준이다. 또 이들 기업의 종사자는 2.7% 늘어난 23만2000명으로, 국내 재계 2위 수준이다. 전체 벤처천억기업 가운데 연매출 1조원을 넘긴 곳은 네이버, 코웨이, 유라코퍼레이션, 엔씨소프트, 카카오 등 13개였다.

울산이 살기 위해서는 벤처천억기업이 많아야 한다. 울산에는 현재 544개사의 벤처기업이 운영되고 있지만 최후까지 살아남을 기업은 얼마 되지 않을 것이다. 물론 지금 시작하는 벤처기업들도 미래산업의 뿌리라는 차원에서 매우 중요하며 집중적으로 육성해야 마땅하다. 그렇지만 그 중에서도 중요한 것은 바로 울산산업의 허리라고 할 수 있는 벤처천억기업이다. 벤처천억기업이 많아야 비로소 새로운 고용이 이뤄지고 대체 산업이 융성해진다. 그런 점에서 울산시는 빈약한 울산의 벤처 생태계를 다시 한번 되돌아 보아야 한다.

 

저작권자 © 경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