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의 인구 감소율이 갈수록 가팔라지고 있다. 한국은행 울산본부가 발표한 ‘최근 울산지역 인구 유출입 현황 및 시사점’은 울산 인구 감소의 맥락과 심각성을 시의적절하게 짚었다고 할 수 있다. 보고서 내용에 따르면 울산의 인구는 지난 2015년을 정점으로 돌아오기 힘든 내리막 길로 접어들었다. 지난해의 경우 역사상 가장 많은 1만4000여명이 울산을 떠나갔다. 이쯤되면 가히 울산 인구의 엑소더스라고 할 만하다.

울산의 인구를 다시 회복하기 위해서는 울산시가 전에 없던 획기적인 인구증가 정책을 펴야 하지만 딱히 마땅한 묘수는 없어보인다. 전국 최초로 공공임대주택 신혼부부에 대해 10년 동안 주거비를 무상 지원하겠다고 했으나 이 또한 획기적인 대책으로는 부족하다는 것이 중론이다. 결국 해답은 울산을 떠났던 근로자들을 다시 울산지역의 일터로 되돌리는 것 밖에는 없다.

울산의 인구가 급격히 감소한 것은 지난 2016년 현대중공업을 필두로 한 조선경기침체에서 시작됐다. 당시 울산 조선업계는 이미 수주해놓았던 선박까지 취소되는 최악의 불황을 맞았다. 이에 따라 모기업인 현대중공업은 물론 사내 하청업체 종업원들까지 대량 해고 위기에 처했고 상당수 기업들은 도산을 하기도 했다. 이같은 조선업 불황으로 인해 울산의 인구는 2015년을 정점으로 급하게 하향길을 걷게 됐다. 지난 2016~2019년까지 울산인구의 순유출(4만2000명) 비율은 연 평균 0.9%를 기록했다. 지난 2000~2015년까지만 해도 울산 인구의 순유입은 0.11%로 상위권에 들어 있었다. 울산 인구의 감소폭은 2016년 -7622명, 2017년 -1만1917명, 2018년 -1만2654명, 2019년 -1만172명, 2020년 -1만3584명 등으로 갈수록 규모가 커지고 있다.

울산의 인구가 감소하는 두번째 원인은 젊은층들이 서울 등 수도권으로 이동하는 경향이 점점 짙어지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수도권으로 순유입된 인구는 8만8000명으로 2006년(11만1700명) 이후 14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 중 울산에서 수도권으로 순이동한 인구는 6000명이나 된다. 지난해 울산을 떠난 1만4000명 중 6000명이 수도권으로 떠나간 것이다. 수도권을 향하는 젊은층의 행렬은 앞으로도 멈출 기미가 없다.

울산의 인구감소를 막는 방법은 일자리 밖에 없다. 울산시는 모든 행정력을 기울여 4차산업을 일으키고 기존 3대 주력 제조업에 일대 혁신을 가해야 한다. 우리나라의 전체적인 인구감소는 어쩔 수 없다손 치더라도 최소한 울산광역시의 소멸만은 막아야 한다. 잘못하면 인구감소는 울산시민들에게 재앙으로 닥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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