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주군청사 빠져나간 빈자리에
생활SOC개발로 도시재생 시도
청년들의 열정 꽃피울 공간되길

▲ 성인수 울산도시공사 사장

매일 출근길에 울주군 새 청사와 옛 청사 앞을 차례로 지난다. 울주군청의 역사는 1962년 중구 북정동에서 시작됐다. 1979년 남구 옥동 옛 청사로 옮겼으나 행정과 민원 수요가 폭증하면서 청사시설이 부족하여 2017년 청량읍 새 청사로 이전했다. 남겨진 옛 군청사는 울산시가 사들여 복합개발을 한다. 다행스럽게도 ‘우리동네 살리기’ 도시재생 사업과 지역 활성화를 위한 국가공모 생활SOC복합개발 사업에 선정됐다. 그 사업을 맡은 울산도시공사는 지난 12월15일 옛 청사부지 복합개발 설계공모안을 결정했다.

세계적 도시재생 모범사례로는 스페인 빌바오 구겐하임미술관이 꼽힌다. 지속가능 도시주거개발사례로는 스웨덴 스톡홀름 하마비 허스타드가 있다. 뉴욕시의 하이라인공원도 성공적인 도시재생 사례다. 시민들이 철거를 요구하는 길이 1.6km 높이 9m의 화물용 폐선 고가철도 부지를 한 비영리단체가 끈질기게 설득한 끝에 하이라인공원으로 만들어냈다. 1993년 개장한 파리 가로수 산책길(프롬나드 플랑테)에서 영감을 얻어 꽃, 나무와 벤치를 놓았다. 맨해튼을 조망하며 걷기에 편리하다.

우리나라에도 도시재생 사업들이 있다. 하이라인 공원을 본떠 서울역 위 고가도로를 인도교로 대체하고 서부역을 활성화시킨 ‘서울7017 프로젝트’, 가수 김광석을 기념하는 대구의 다시그리길, 청년문화 중심지로 만든 광주 동구 골목은 폐선부지 푸르길 등이다. 문화예술 중심지 청주 중앙동, 폐광예술마을 재생 삼탄아트마인, 군산 근대건축물거리는 ‘1930시간여행’ 테마도시, 시민스스로 마을 만들기인 수원마을 르네상스 등은 일자리 창출 및 지역개발 보완재다.

대통령직속 국가균형발전위원회가 제시한 ‘생활SOC복합화사업’은 2개 이상의 생활관련 국고보조사업을 한 땅에 하나 또는 몇 개의 건물로 건립하거나 재생하는 것이다. 각 부처 관장시설을 제 땅에 각각 만들던 방식이 아닌, 일상생활과 밀접한 체육관, 도서관, 어린이집, 주차장 등 다양한 시설을 한 공간에 모으는 형태다. 서로 교류하며 주민들이 지역공동체를 만들어 마을과 지역에서 생활혁신공간을 만드는 일이다.

옛 울주군청 재생 사업은 문수로쪽 가게들, 주민센터, 어린이집, 공연장과 청신호주거(청년·신혼부부 호~옴)거점을 만들게 된다. 전문가 고용으로 신규 일자리 확대 효과도 있다. 정부가 복합생활SOC에 관심 갖는 이유는 주민 수요가 높아서다. 한정된 땅에 주민들에게 필요한 생활시설을 공급하기 위해 옥동 도시재생대학으로 주민들의 의견을 물어 어떤 시설을 넣을 지를 결정했다.

그 결과 공공어린이집, 톡톡거리 생활플랫폼, 어린이용 매장, 250여석 상설공연장, 주민자율화공간, 스튜디오, 공동육아나눔터, 다함께 돌봄센터, 아이돌봄지원센터, 작은도서관, 문화교실, 전산교육장, 헬스장, 140여석 강당, 창업공간, 옥동행정복지센터, 어린이 놀이터, 경로당 등이 들어간다. 6~17층은 신혼부부형 행복주택 중심에 청년형, 고령자형이 추가된다. 지하층엔 중·대형 연습실, 리허설룸, 주차장(공용, 입주자용, 공동주택전용)도 있다.

머잖아 이 곳에서 신혼부부가 아이를 맡기고, 인근 청년들이 모여 자유롭게 사업구상을 펼쳐볼 수 있을 것이다. ‘크게 구상하고, 적게 실행하되, 빠르게 행동하여’(Think Big, Start Small, Act fast) 스타트업 기업을 시작하면 어떨까? 문화 혜택과 함께 청년세대의 활력으로, 울산의 미래와 다음 세대의 번영을 위하여 옥동을 가꾸자. 도시공사가 그 틀을 만들고 있다. 시민 여러분의 성원과 입주 희망자의 행운을 기원한다. 성인수 울산도시공사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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