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소 15년차 울산학연구센터

울산 유일 지역학기관 걸맞게다방면 연구로 활용도 높이는

새로운 전환 모색 필요성 제기

울산학포럼 실효성 지적도

울산연구원 부설기관 울산학연구센터가 올해로 개소 15년을 맞았다. 도시의 정체성을 다지는, 울산 유일의 지역학 기관인만큼 조직 쇄신과 영역 확장 등으로 새로운 전환을 모색해야 한다는 요구가 나오고 있다.

울산학연구센터는 전문가와 일반인 대상의 연구과제를 해마다 연초에 공모한 뒤 연말께 보고서 및 단행본으로 그 결과물을 공개해 왔다. 올해도 마찬가지다. 최근 2021년도 연구과제 공모 요강을 발표하면서 지역사회의 활발한 참여를 유도하고 있다. 올해는 지난 15년 동안의 실적 목록을 함께 공개하기도 했다. 어렵게 추진한 연구 결과의 지역사회 활용도를 높여야 한다는 지적에 따라 또다른 연구자의 후속 및 심화 연구를 독려하는 동시에 역사조명에 치우친 ‘울산학’ 영역을 예술, 생활, 성별, 자연, 주거, 문화 등으로 확대시켜 나가려는 시도로 분석된다.

울산학(蔚山學)은 전국 각 지역마다 진행되는 지역학(地域學)의 한 갈래다. 지역학은 말그대로 ‘일정한 지역의 지리나 역사, 문화 따위를 종합적으로 연구하는 학문’이다. 울산연구원 홈페이지 설명에도 ‘울산을 구성하는 사람·자연·산업·역사 등의 연구로 도시 정체성을 확립해 지역민들의 자긍심을 고취’하는데 목적을 두고 있다.

이에 따라 울산학연구센터는 다양한 사업 수행이 가능하다. 주요 사업은 연구논총, 기획연구, 교양서, 자료집 등 발간 작업이다. 또한 정보자료실 운영, 학술행사 개최, 울산학 연구문헌 목록집 구성, 자료 데이터베이스 구축 등 기반 조성 작업도 할 수 있다. 시민사회 속에서 지역학의 중요성을 알려나가는 시도도 해야 한다. 예를 들면 시민교육강좌를 실시하거나 초·중·고교생을 위한 지역학 교육용 교재를 발간하는 교육사업이 해당된다. 필요에 따라 울산 뿐 아니라 국내외 협력네트워크를 구축하여 각 지역학이 어떻게 성장하고 활용되는지 살펴볼 수도 있다.

다만 15년 차 울산연구원 울산학연구센터의 현 상황을 들여다 보면, 이 모든 사업을 수행하여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시각이 적지않다. 그 동안의 울산학연구센터 연구과제가 지역사 중에서도 미시사 위주의 연구에 너무 집중돼 있다고 지적돼 왔는데 지금의 조직 상황으로선 잘해야 현상 유지일 뿐 이를 타개할 개선책이 나오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유는 그동안 울산학연구센터에 몸담았던 인력이 한꺼번에 빠져나갔다. 울산학연구센터에서 가장 오랫동안 근무했던 이경희 연구원은 최근 울산시사편찬위원회 업무를 전담하는 학예연구사로 임용돼 지난 1일부터 울산시청으로 출근한다. 지난 2년여 간 연구 및 집필에 전념해 온 김한태 울산학연구센터 전문위원은 2020년도 연구성과물을 마무리 한 뒤 올해 초 사임했다.

이런 상황에서 울산학연구센터의 업무를 총괄하는 센터장은 기본업무가 많은 울산문화재센터의 배은경 센터장이 겸임하고 있다. 전문위원인 유영준 박사는 관광학 전문가로써 울산학 이외의 연구 업무가 만만치 않다. 울산학을 위한 독립적인 사업수행에 한계가 따를 수밖에 없다. 결과적으로 사무 및 연구지원을 담당하는 직원 2명이 실질 업무를 추진해야하는 실정이라 지역사회 기대치를 얼마나 수용할 수 있을 지 미지수라는 것이다. 센터에 힘이 돼 주어야 할 자문기구 ‘울산학포럼’이 구심체 역할을 제대로 하고 있는가에 대해서도 비판론이 거세다. 유명무실 포럼의 인적 쇄신이 급선무라는 의견까지 나오고 있다.

배은경 센터장은 “지난 한 해 코로나로 인한 집합행사가 어렵다보니 세미나 등 학술활동이 어려웠고, 포럼 회의 역시 마찬가지다. 다만, 예전에는 울산학연구센터가 울산연구원의 별도조직처럼 인식됐으나 이제는 연구원의 한 축으로 문화재센터와의 연계를 통해 연구나 교육에 더 치중하는 등 발전방안을 고민 중이다. 활성화 기대에 부응하도록 최선안을 찾겠다”고 말했다. 홍영진기자

 

저작권자 © 경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