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베토벤 탄생 250주년…독일서 1년간 기념행사 이어져

베토벤 전곡 음반화 작업중 ‘미공개 무곡’ 포함 총 3곡 연주

5세부터 독일 콩쿠르 1등 석권…현재 퀼른음대 영재반 재학

▲ 베토벤의 미발표곡을 처음 연주한 김온유(12) 양.
27일(현지시간)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에서 한국 피아니스트 조성진이 모차르트(1756~1791)의 미발표곡을 연주했다. 모차르트가 세상을 떠난 지 230년 간 파묻혀 있던 명곡이 한국 피아니스트의 연주로 전 세계에 온라인 생중계 된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클래식계는 ‘265살 모차르트가 조성진에게 신곡을 줬다’며 떠들썩했다.

그런데 이와 똑같은 상황이 지난 연말 독일에서 먼저 벌어졌다는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작곡가와 연주자만 바뀌었을 뿐 전후 과정과 결말은 똑같다.

바로, 탄생 250주년(2020년)이 된 베토벤(1770~1827)의 미공개 악보를 울산의 피아노 영재 김온유(12) 양이 초연 한 것이다.

김온유 양은 울산 문인부부 김성춘(시인)·강순아(동화작가)씨의 손녀이다.

김양은 5세 때 제51회 독일청소년음악콩쿠르에서 처음 1위 입상을 한 뒤 지금까지 콘라드 아데나우어 콩쿠르, 제52회 유겐트 뮤지치어트 콩쿠르, 스타인웨이 청소년 피아노콩쿠르, 제7회 비스바덴 국제 피아노 콩쿠르에 이르기까지 1등을 석권해 왔다.

현재는 립프라우엔 슐레 김나지움에 재학 중이며 9세 되는 해부터는 독일 쾰른음대 프리칼리지 영재반(10~18세)에 교수 전원 찬성으로 입학 해 한층 깊이있는 클래식 전공도의 길을 걷고 있다.

지난 한 해 독일에서는 일년 내내 베토벤 250주년 기념행사가 이어졌다. 그 일환으로 김양이 다니는 퀼른음대는 베토벤의 전 곡(약 750곡)을 새롭게 연주하고 음반화하는 작업을 진행했다.

그 중 김양이 담당한 곡은 모두 3곡으로, 그 중 1곡이 세상 어디에서도 공개되지 않은 베토벤의 미발표곡 이었다.

김양은 베토벤이 12살 때 작곡했던 드렉슬러변주곡(9 Variations on a March by Dressler, WoO 63)에 이어 짧은 춤곡인 앙글레즈(Angloise, WoO 212)를 들려줬다. 이어 마지막 3번째 곡으로 베토벤 사후 200년 가까이 묻혀있던 또다른 무곡(Landlerischer Tanz)을 연주한 것이다.

베토벤의 신곡 악보는 클래식 악보 전문가인 요헨 로이터 박사가 베토벤의 필사본이 보관돼 있는 빈시립도서관에서 찾은 것이다. 악보는 총 4페이지로 구성돼 있었는데, 베토벤이 20대 초반이었던 1792년께 작곡된 것으로 추정된다. 4분의 3박자로 오스트리아 지방(Landler)의 춤곡(Tanz) 형식을 띠고 있어 ‘Landlerischer Tanz’라는 제목이 붙여졌고, 오른손과 달리 왼손은 코드로만 쓰여졌다. 이 곡은 요헨 로이터 박사에 편곡에 따라 원형 그대로의 왼손 코드 버전과 아르페지오 버전 두 가지로 완성됐는데 김양의 이번 연주는 원곡을 보고 본인만의 해석으로 왼손을 완성하는 것으로 진행됐다.

유튜브로 공개된 이 연주는 한 마디로 ‘한국의 소녀 피아니스트 김온유가 최초로 연주한 베토벤의 미발표곡’이자 ‘베토벤의 원곡을 재해석 한 김온유 버전’이 되는 셈이다.

한편 김온유 양을 포함한 독일퀼른음대 베토벤곡 연주 동영상은 유튜브를 통해 감상할 수 있다.

홍영진기자 thinpizza@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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