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갑성 사회부 양산본부장

양산시가 시민복지생활 향상을 위해 잇따라 대규모 체육시설 확충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정확한 수요 예측이나 활용방안 없이 사업을 추진하는 바람에 예산낭비 요인이 발생하지 않느냐는 지적을 받고 있다.

시가 ‘주민복리증진’과 ‘생활체육 활성화’라는 명분을 앞세워 적게는 수십억원, 많게는 수백억원을 들여 투자를 계속하면서도 기대했던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으로 2015년 준공한 삼성체육공원의 경우 전체 사업비 99억원 가운데 보상비에만 83억원을 사용해 시작부터 특혜 논란에 휩싸였다. 산업단지 끝자락에 있는 삼성체육공원은 일부 축구 동호회가 간혹 이용할 뿐 접근성이 떨어져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다. 2014년 소주동 소주공단 내에 27억원을 투자해 설치한 웅상근로자체육공원도 상황은 다르지 않다는 것이 주민들의 주장이다.

아예 시설을 폐쇄하거나 무용지물이 된 곳도 적지 않다. 2014년 준공한 통도MTB파크는 사업비 13억원을 들여 동남권 최초 산악레포츠 공원으로 조성했지만 지난해 5년 만에 문을 닫았다. 여기에 시가 국제대회를 유치하겠다며 2008년 7억원을 들여 양산천 둔치에 조성한 인라인스케이트장 역시 취지와 달리 아무런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 이 밖에 추진 과정에서 제대로 된 계획을 세우지 않아 예산 낭비 논란과 역민원을 불러일으킨 사례도 있다. 내년 6월 준공 예정인 덕계스포츠파크는 2016년부터 계획 수립 이후 4차례나 사업비가 증액되자 시의회가 특위까지 구성했다. 이 과정에서 감정평가에 따른 부지 매입비 증가, 건축물·토목구조물 확대, 암반 발생 등에 따른 토공량 증가 등으로 애초보다 사업비가 30% 이상 늘어나 애초 63억원에서 82억원으로 늘어났다.

이와 함께 시는 삽량·천성산스포츠파크를 지난해 말 준공했다. 동면 내송리 일대에 들어선 삽량스포츠파크는 145억원을 들여 야구장 1면과 테니스장 8면 등을 갖췄다. 상북면 석계리 일대에 108억원을 투입해 조성한 천성산스포츠파크는 축구장 1면, 테니스장 2면,족구장 1면 등을 갖췄다.

하지만 동면에는 이미 인근 남락리 일대에 35억원을 들여 축구장, 풋살장, 게이트볼장 등을 갖춘 남락체육공원을 2016년부터 운영되고 있다. 상북면 역시 상삼리에 천주교공원묘역으로부터 터를 기부받아 2014년 축구장, 족구장, 테니스장, 농구장 등이 있는 상북다목적구장을 25억원을 들여 마련한 바 있다. 하지만, 접근성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상북다목적구장이 주민에게 외면받자 결국 주거지와 가까운 곳에 천성산스포츠파크를 또다시 조성했다. 삽량체육공원 역시 야구 동호인이 늘어났지만 구장이 부족하다는 민원을 반영한 결과다.

이처럼 막대한 예산을 투입하고도 활용이 제대로 되지 않고 있는 것은 주민 민원에 이끌려 무리하게 사업을 추진하거나 ‘반짝인기’를 반영, 종목별 시설에 주먹구구식 투자가 이뤄졌기 때문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는 예산 낭비 논란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사업 추진 중에 정확한 수요 예측이나 활용방안이 모색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김갑성 사회부 양산본부장 gskim@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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