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현실 기반 안전교육 도입하고
로봇 투입으로 작업자 대체하는 등
신기술 발전 활용해 문제해결 앞장

▲ 송동석 (주)노바테크 대표이사 과기부 사회문제해결민관협 위원 행안부 안전훈련 중앙평가단 위원

우리 속담에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는 말이 있다. 사자성어로는 ‘망우보뢰(亡牛補牢)’라고 한다. 이 말은 일이 잘못된 뒤에 손을 써도 소용이 없거나 너무 늦음을 비꼬는 속담이다. 그러나 미련한 행동으로만 볼 필요는 없는 것이, 소를 잃어버렸다는 결과는 어차피 돌이킬 순 없지만, 외양간이라도 고쳐서 혹여나 다음번에 생길 비슷한 사태를 대비하는 일이라고도 볼 수 있다. 이미 벌어진 일이라도 다음에 일어날 일을 생각하면 수습하는 것이 옳다. 이런 의미를 담은 법제정이 중대재해법, 산업안전보건법 개정이 아닌가 한다.

지난 2021년 1월8일 국회 본회의에서 중대재해 기업처벌법이 통과됐다. 중대재해 예방에 대한 사회의 경각심을 높이고, 노동자와 시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새로운 출발점이 되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법제정으로 경영책임자 등에게 종사자의 안전보건을 확보할 의무가 부여됐다. 산업안전보건법(김용균법) 개정과 더불어 산업재해에 대한 강도 높은 법 적용이 시작되는 것이다.

기업에서 산업재해가 발생하면 각종 규제와 처벌은 물론이고 경제적 손실과 기업 이미지 실추를 가져올 것이다. 이런 법적용 상황을 겪지 않으려면 미리 예방하고 대비해야 할 것이다. 안전에 대한 사회적 분위기와 법제정으로 강화된 처벌을 피하기 위해서라도, 이젠 더 적극적으로 산업재해 예방과 대비를 위해 노력해야 하는 것이다. 날로 발전하는 신기술을 적극 활용하여 문제해결에 임하면 좋겠다는 생각에 가상증강현실, 로봇기술 등을 활용하는 방안을 유사사례를 들어 제시해 본다.

첫 번째로 가상현실 기반의 안전교육 도입사례이다. 조선업이나 화학산업 등의 경우, 위험에 노출되는 작업이 많고, 외주업체의 단기작업자들이 현장에 투입되는 경우가 많아 안전교육이 필수이다. 그런데 현장의 안전담당자들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안전교육을 실시하는 동안 피교육자들의 집중도를 유지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 조선사인 H사와 정유사인 S사 그리고 비철금속사인 L사 등에서는 이를 가상현실(VR) 안전교육을 통해 현장에 대한 안전관리를 극대화하고 짧은 시간에 임팩트 있는 교육효과를 거두고 있는 중이다. 현장작업에 투입되기 전에 작업장의 분위기와 발생할 수 있는 산업재해에 대한 경각심을 고취하고 안전한 작업에 필요한 필수사항을 학습하도록 돕고 있는 것이다.

두 번째 사례는 로봇투입으로 작업자를 대체하는 사례이다. 화학회사인 S사의 경우 지난 수십년 간 소각로 시설에 대한 안전점검을 직접 사람이 투입되어 시설표면을 확인했고, 검사자가 위험에 노출될 수 있었다. 최근 3차원 진단로봇과 360도 VR촬영을 도입한 로봇개발로, 사람 투입 없이 안전하고 보다 정밀하게 시설의 상태를 점검하는 장치개발에 성공했다. 이젠 정밀도를 높이고 분석을 더욱 고도화해 타 시설에도 적용하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 로봇적용을 통하여 작업자가 고소지역에서 추락이나 낙하물에 맞음, 산소부족에 의한 질식, 고열피해로부터 완벽하게 해방된 것이다.

이처럼 신기술의 발전을 산업안전 예방분야에 적극 활용한다면, 싱가포르가 2004년 10만명당 산재사망자수 4.9명에서 2018년 1.2명으로 75% 대폭 감소하는 성과 이상의 결과를 얻을 것이라 확신한다. 싱가포르도 모바일 앱(Mobile App)을 활용하는 등 다양한 예방활동에 신기술을 채용했다. 첨언한다면 산업현장의 중대 재해를 줄이기 위해 예방에 들어가는 각종 투자와 교육 등에 국가와 지자체의 지원이 더욱 강화될 필요가 있다. 선투자가 어려운 중소중견기업의 신기술 적용 등에 지원의 손길이 필요하다. 국가와 지자체에서 적극적으로 지원해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최근 세계 기업의 화두는 CSR(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 즉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다. 기업들이 지속가능한 경영을 유지하고 성장하기 위해서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해야 한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 중에서 가장 우선 되어야하는 것이 산업재해 예방이라고 생각한다. 그동안 우리는 고도성장을 위한 생산에 치중해 산업재해 예방에 소홀했었다. 디지털화로 대변되는 4차 산업혁명 기술을 적극 수용해 예방중심의 대응으로 이를 실천해야 한다. 그것이 우리가 세계를 선도하는 기업, 국가로 발돋움하는 길이다.

송동석 (주)노바테크 대표이사 과기부 사회문제해결민관협 위원 행안부 안전훈련 중앙평가단 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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