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미술전시 플랫폼 ‘매니폴드’

▲ 온라인 전시플랫폼 ‘매니폴드’ 포스터.

예비 전속작가제 지원사업 일환
11개 화랑·작가 25명 작품 소개
일부작업 열람까지 긴 대기시간

양종용 작가의 작품은 국내 아트페어마다 등장한다. 인지도가 높아지면서 일부러 그의 그림을 찾아다니는 사람도 생겨났다. ‘그릇이끼’ 연작은 허공에 둥둥 떠있는 접시에 이끼가 가득 담겨 있다. 경계선을 넘어 어느 새 몸집을 불리는 이끼 뭉치들. 그들에게서 멈출 수 없는 생명력이 느껴진다면. 그래서 어느 순간 안도의 한숨마저 새나온다면. 우리 역시 대지 위에 발붙인 한낱 미물같은 존재이기 때문 일 것이다.

온라인에서 미술 전시를 감상하는 일이 낯설지 않은 세상이 됐다. 지난 한해 수많은 미술행사들이 전용 웹사이트에 참여작가의 작품을 소개하며 온라인 전시를 잇달아 마련했다.

다만, 예술적 감흥을 충족시키기에는 화면전환의 속도가 너무 느렸고, 화면크기가 충분치 못했고, 색감과 질감 역시 화상도의 한계로 실제의 감동과는 거리가 멀었던 것 같다.

1일 문화체육관광부와 예술경영지원센터가 또하나의 온라인 갤러리를 열었다. 주요 목적은 국내 신진작가의 해외진출 창구역할을 만드는 것이다. 다른 말로 온라인 전시 플랫폼이다. 팬데믹 이후 미래형 미술문화의 대안이 될 것 같아 개소 첫 날 ‘매니폴드(Manifold)’(www.manifold.art) 속으로 직접 들어가 봤다.

▲ 양종용 작품 ‘그릇이끼’

‘매니폴드’는 여러 개의 서로 다른 흐름을 한 장소로 모으고 연결하는 장치다.

이 곳에서는 앞서 밝힌 양종용 작가를 포함해 모두 25명의 작가들을 소개하고 있다. 그들 프로필과 작품세계를 꼼꼼하게 알려준다. 25개의 개인전이 동시에 진행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화면 가득 신진작가들의 세계를 마주하는 기분이 꽤 근사하다.

매니폴드는 예비 전속작가제 지원사업의 하나로 준비됐다고 한다. 이는 신진작가와 화랑들이 전속계약을 맺도록 돕는 제도다. 신진작가는 탄탄한 창작기반과 안정적인 판매루트를 갖게되고, 화랑은 실력있는 작가를 내세워 공격적인 경영을 꾀할 수 있다. 그래서 매니폴드에서는 25명 작가들을 ‘전속’으로 서포트 할 11개 우수 화랑 리스트도 함께 보여준다. 각 지역 화랑의 성향과 공간을 둘러보는 재미도 누릴 수 있다.

정리하면, 이 곳은 다양한 예술가들이 네트워크를 이루고 각 화랑이 추구하는 미술적 가치와 한국현대미술의 스펙트럼을 파악할 수 있는 곳이다. 스케일이 크지 않아 오히려 더 좋다. 다만 일부 작품(특히 미디어영상) 열람은 여전히 인내심이 필요하다.

올해 연말 울산시립미술관이 개관한다. 울산미술문화의 전환점이 다가오는 만큼 가까운 미래 울산지역 화랑도 이 곳에서 만나게 되길 기대한다. 홍영진기자 thinpizza@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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