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세재 글로벌나눔인성교육원 원장

신년이 밝았다. 새해가 되면 누구나 새로운 계획을 세우게 된다. 하지만 올해는 지난해 다르기를 바라면서 시작한 새해가 쉽지 않다. 작심삼일(作心三日)이란 말이 있다. 결심한 마음이 사흘을 가지 못하고 곧 느슨하게 풀어지는 것이다. 미국의 Statistic Brain Research Institute 2016년 통계에 의하면, 사람들이 새해에 한 결심이 일 년 후에 성공할 확률은 8%에 지나지 않았다. 먼저 결심한 첫 주에 27.4% 실패하고, 결심자의 92%는 실패한다는 결과가 나왔다. 결심이나 각오로 새로운 삶을 사는 것이 그만큼 어렵다는 것이다. 왜 새롭게 살기를 바라는데도 90%가 넘는 사람들이 실패하는 것일까? 마음의 세계를 좀 더 알게 되면 그 이유를 알 수 있다.

사람들이 건강을 위해 술이나 담배를 끊어야겠다고 생각을 한다. 그러나 마음에는 술이나 담배를 계속하고 싶은 마음도 있다. 두 마음, 그것이 문제다. 결국 인간은 하나의 마음을 선택할 수 밖에 없다. 정확하게 말한다면 건강상의 문제로 술을 끊고 싶은 사람에게, 술로 인생의 고통을 잊고 즐겁게 살고 싶은 마음도 있다. 어떤 마음이 더 크냐가 삶을 결정한다. 한 번은 담배를 피우는 환자에게 물었다. “건강에 좋지 않을 텐데 담배를 피우십니까?” 그가 대답했다. “담배 안 피우면 무슨 낙(樂)으로 삽니까? 차라리 죽는 게 낫지 않겠습니까?” 그 정도로 담배를 좋아하면서 담배를 끊겠다는 것은 말장난에 불과한 것이다. 결국 그는 담배를 좋아하는 마음을 선택했기에 담배를 끊을 수가 없다. 술을 너무나 좋아하던 지인이 술을 입에도 대지 않으셨다. 어떻게 그 좋아하던 술을 끊게 되었냐고 물어보니, 건강이 안 좋아서 병원에 갔는데 의사가 술을 마시면 죽는다고 했다는 것이다. 결국 살기 위해서 의사의 말을 마음에 받아들이고 음주는 곧 죽음이라는 생각을 하면서, 술이 마음에서 멀어지게 되었다고 했다. 그는 술을 좋아하는 마음과 술을 싫어하는 마음 중에서 술을 싫어하는 마음을 선택한 것이다.

게임을 좋아하는 자녀들에게 게임을 하지 말라고만 하는 것으로 삶의 변화를 줄 수 있겠는가? 좋아하는 것을 어떻게 그만 둘 수 있겠는가? 마음을 바꿀 수 있어서 게임을 싫어하는 마음이 생긴다면 자연스럽게 게임을 멀리하게 될 것이다. 결국 삶의 변화는 마음의 변화에서 생기는 것이다. 마음의 변화란 무엇인가? 바로 생각의 변화이다. 사람들은 변화를 원하지만, 정작 자신의 마음을 바꾸려고 하지 않기 때문에 변화에 실패한다는 사실을 모르고 산다.

子曰: “知之者不如好之者, 好之者不如樂之者.” 공자께서는 “아는 사람은 좋아하는 사람만 못하고, 좋아하는 사람은 즐기는 사람만 못하다.”라고 하셨다. 좋아한다는 것과 즐긴다는 것은 마음이 그 곳에 빠져 있는 것이다. 즐기는 것은 더욱 깊이 마음이 젖어 든 것이다. 새해에 변화를 원한다면 내 마음의 주인인 내가 마음부터 움직여 보아야 한다.

핀란드 헬싱키에서는 자신의 실패 경험을 타인들과 나누는 ‘실패의 날(Day For Failure)’이라는 특별한 행사를 매년 10월13일에 가진다고 한다. 실패를 기념하고 축하해야 될 것이 무엇이 있는가? 알고 보면 우리에게 실패처럼 소중한 자산이 없다. 인생은 끊임없는 실패의 연속이기 때문이다. 그것을 자산으로 삼지 않으면 결코 발전하지 못하고 주저앉게 된다. 핀란드 인들은 사소한 것부터 실패 경험을 공개하고 공유하면서 실패로부터 배우는 것이다.

노키아의 몰락 이후 국가적 경제위기를 맞은 핀란드가 그 위기를 극복해낸 진짜 비결은 실패의 가치를 자산화한 것에 있다. 결국 핀란드는 세계 3대 창업 국가로 부상하게 되었다. 실패에 괴로워하는 것은 누구나 할 수 있지만, 실패를 즐기고 그것에서 배우며 좋은 교훈을 얻어 내는 것은 아무나 할 수 없는, 참으로 발전 할 수 있는 마인드다. 새로운 도약을 원한다면 실패조차도 즐길 수 있는 마음을 가져보자. 오세재 글로벌나눔인성교육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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