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천 울산대 객원교수·전 국립합창단 예술감독

음악은 언제, 어디서, 누구에 의하여 만들어졌을까? 아니면 어디서, 어떻게 발생됐나? 이러한 의문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고 또한 동양과 서양의 문제가 아니다. 누군가 언제든 꼭 밝혀내고 싶은 인류 역사의 한 부분이다. 기록이 없던 시대의 음악은 어떤 형태였을까? 어느 상황에서 어떤 음악이 사용되고 연주되었을까? 지금도 우리는 그 뿌리 찾기에 공과 시간을 많이 들이고 있다.

음악학자가 아닌 한 생물학자가 의외의 답을 제시하고 있다. 이름하여 ‘성 충동설’. 생물적 견해에서 보면 원시시대든, 근대든, 현재든, 태고로부터 동물들, 아니 벌레들까지도 짝짓기를 할 때 상대를 유혹하거나 자기 존재감을 알리기 위해 소리를 낸다는 것에 기원을 두고 있다. ‘진화론’의 다윈의 주장이기에 무시할 수 없는 부분이 있지만, 이건 태초에 어떤 소리가 제일 먼저냐 하는 질문에 대한 답으로 내놓으면 될 듯하다. 그 소리가 음악으로 변화하는 과정이 있거나 변화할 수 있다면 모르겠으나 그때나 지금이나 그 소리는 변함이 없기 때문이다.

감정 표출을 하다가 발전하여 음악이 되었을 거라는 설을 주장하는 학자도 있으나 설에 그치고 있다. 부족시대에 서로 사냥을 하거나 함께 이동하던 중 소리로 의사소통하다가 음악으로 발전하지 않았겠냐는 설도 제기됐다. 농경시대에 힘을 동시에 합하거나 유연하게 일을 하기 위해 부르던 노동요 기원설도 있으나 오히려 음악이 생성되고 난 후부터 지금까지도 노동요가 불리고 있으니 기원설에는 부합되지 않고 있다.

여기에 답을 내놓은 사람은 철학자들이다. 철학적으로 생각에 생각을 거듭해 보니 언어에서 온 경향이 있다는 결론을 얻었다는 ‘언어 억양설’을 주장한 이들이 프랑스 철학자 장-자크 루소(Jean-Jacques Rousseau)와 영국의 철학자 허버트 스펜서(Herbert Spencer)이다. 먼저 언어가 있어야 그 언어를 더욱 아름답고 고귀하게 표현하기 위해 억양이 사용되고 모음의 길이와 말의 높낮이가 발전하여 노래가 되었고 그 노래를 공유하기 위해 서로 전달하고 함께 하며 음악이 생성되고 발전하게 되었다는 설이 가장 신빙성이 있다고 인정받고 있다. 구천 울산대 객원교수·전 국립합창단 예술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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