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배 조선일보 기왕전 결승서
2·3국 잇단 승리 2대1로 우승
중국랭킹 1위 커제 9단 꺾어

▲ 한국랭킹 4위인 신민준이 4일 서울 한국기원과 중국 베이징 중국기원에서 온라인으로 펼쳐진 제25회 LG배 조선일보 기왕전 결승 3번기 제3국에서 커제 9단과 302수까지 가는 대접전 끝에 백 3집반승을 거둬 생애 첫 메이저 세계대회 정상에 올랐다. 사진은 지난 3일 열린 2번국에서 신민준 9단이 경기를 진행하는 모습. 한국기원 제공

‘한국 바둑의 미래’ 신민준(22) 9단이 중국 랭킹 1위 커제(24) 9단을 물리치고 생애 첫 메이저 세계대회 정상에 올랐다.

한국랭킹 4위인 신민준은 4일 서울 한국기원과 중국 베이징 중국기원에서 온라인으로 펼쳐진 제25회 LG배 조선일보 기왕전 결승 3번기 제3국에서 커제 9단과 302수까지 가는 대접전 끝에 백 3집반승을 거뒀다.

이로써 1국을 패한 뒤 2, 3국을 내리 승리한 신민준은 짜릿한 뒤집기로 메이저 세계대회에서 첫 우승을 차지했다.

한국과 중국 기사가 맞붙은 메이저 세계대회 결승전에서 한국이 승리한 것은 2014년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에서 김지석 9단이 탕웨이싱 9단을 꺾은 이후 6년여 만이다.

신민준은 또 한국 기사로는 통산 15명째 메이저 세계대회 챔피언이 됐다.

2012년 제1회 영재입단대회를 통해 신진서와 함께 입단한 신민준은 8년 2개월여 만에 세계 무대 정상에 올랐다.

그는 2016년과 2018년 메지온배 신인왕전, 2019년 국내 속기전인 제37기 KBS 바둑왕전과 제6회 글로비스배 세계바둑 U-20 등 우승한 적이 있지만 메이저 세계대회는 결승에 오른 것도 처음이다.

더구나 이번 결승전 상대는 세계 최강 기사로 평가되는 커제였다.

대부분 전문가가 커제의 우세를 예상했으나 신민준은 2, 3국에서 완승을 하며 우승컵을 차지했다.

마지막 3국에서 백을 잡은 신민준은 2국과 마찬가지로 두텁게 판을 짜며 커제를 상대했다.

중반으로 접어들며 흑진인 우상귀를 유린해 우세를 잡은 신민준은 계속된 상변 접전에서 커제의 실수를 응징해 확실한 승기를 잡았다.

패색이 짙어진 커제는 좌변에서 패싸움으로 마지막 승부수를 던졌으나 신민준은 철벽 방어로 우세를 지켰다.

커제는 사실상 승부가 결정됐음에도 돌은 던지지 않고 300수가 넘는 수순을 이어갔지만 끝내 판을 뒤집지 못했다.

신민준은 이번 대회 32강에서 대만의 왕위안쥔 9단, 16강에서 중국의 딩하오 6단, 8강은 이태현 7단, 4강에서는 박정환 9단을 물리치고 결승에 진출, 첫 우승까지 일궈냈다.

반면 커제는 32강에서 박건호 4단, 16강에서 디펜딩 챔피언 신진서 9단, 8강에서는 원성진 9단, 4강에서 변상일 9단 등 한국 기사들을 연파했으나 결승에서 신민준에게 일격을 당했다.

통산 8번 메이저 세계대회에서 우승한 커제가 결승전에서 패한 것은 2016년 바이링배 이후 5년 만이다.

신민준은 커제와의 통산 상대 전적도 4승 5패로 따라붙었다.

신민준은 우승 직후 “결승 1, 2국 때보다 최종국인 오늘 훨씬 긴장했는데 메이저 세계대회 첫 우승이라 너무 기쁘다”면서 “오늘 바둑은 초반 판단이 어려웠지만, 상변 접전 이후에는 불리했던 적이 없던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좌변에서 패싸움을 해소했을 때 승리를 확신했다”라며 “실력 이상으로 잘 둬 LG배 우승은 했지만, 아직 많이 부족하다고 느끼고 있다. 세계대회에서 다시 우승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커제 9단은 “상대가 너무 잘 둬서 기회가 없었다”라며 “제 바둑에 문제가 있는 것 같다. 1국을 이기고 이렇게 역전패한 것은 처음”이라고 아쉬운 심정을 토로했다.

LG배 우승 상금은 3억원, 준우승 상금 1억원이다.

제한 시간은 각자 3시간에 초읽기 40초 5회씩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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