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지역 전통시장들, 사회적 거리두기에 설 명절 분위기 실종

코로나 여파 비대면 명절에

농축수산물 가격까지 급등

상인들 매출 감소에 한숨만

▲ 민족의 대명절인 설이 불과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지만 울산지역 전통시장들의 체감경기는 바닥을 치고 있다. 4일 울산농수산물도매시장을 찾은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다.
“올해는 설이 왔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명절이라고 해도 큰 기대가 없네요.”

민족의 대명절인 설이 불과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지만 1년 중 가장 큰 대목을 앞두고 있는 울산지역 전통시장들의 체감경기는 바닥을 치고 있다.

정부의 강도높은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최근 농축수산물 가격의 고공행진이 이어지면서 명절 특수는 옛말이 돼버렸다.

4일 오후 2시께 찾은 울산농수산물도매시장은 평소보다 많은 인파가 몰리면서 정문부터 대기차량들의 줄이 길게 이어졌다. 설 명절을 앞두고 모처럼 손님이 늘면서 시장이 활기를 띠었지만, 올해 설 경기를 묻는 질문에 시장상인들은 손사래를 칠 뿐이었다.

농수산물시장의 한 과일상인은 “보통 이쯤되면 조금씩 명절 분위기가 느껴져야 하는데 올해는 정말이지 평소보다 더 못한 정도다“며 “과일 가격도 워낙에 오르다보니 손님들도 가격만 물어보고 발걸음을 돌리기 일쑤다”고 토로했다.

시장상인들은 명절이 다가왔지만, 올해는 유독 명절 분위기가 느껴지지 않는다는 반응이 대부분이었다. 사회적 거리두기와 5인이상 집합금지 등 조치로 인해 가족친지들이 모이지 못하는 비대면 명절인데다 올해 농축수산물 가격이 급등하면서 시민들의 장바구니도 유독 가벼워진 탓이다.

이날 시장을 찾은 한 주부(남구 삼산동)는 “설도 다가오고 해서 장을 볼겸 시장에 왔는데 생각보다 야채며 과일이며 가격이 너무 올랐다”며 “안그래도 올해는 가족들이 못 모이는 만큼 간단하게 차례상을 준비하려고 생각했는데, 가격을 보니 생각보다 더 음식 가짓수를 줄여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설 명절 분위기가 실종된 것은 농수산물시장 뿐만이 아니라 울산지역 전통시장들도 마찬가지다.

남구 수암시장상인회에 따르면 올해 설 경기가 강도높은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지난 추석보다 못한 상황이다. 특히 수암시장의 경우 매출의 상당부분을 차지하는 한우야시장이 1년간 개장을 못하면서 상인들의 매출 감소폭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임용석 수암시장상인회장은 “지난 추석에는 그래도 사회적 거리두기가 이렇게 심하지 않다보니 지금보다는 괜찮았다. 올 설에는 농산물 가격도 워낙에 오르고, 상인들이 명절 특수를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전통시장이 다시 활기를 찾고 살아나려면 하루빨리 코로나 사태가 종식되는 것 말곤 답이 없다”고 말했다.

이종우 동구 월봉시장상인회장은 “20여년 넘게 장사를 하지만 코로나 사태 이후로는 명절을 앞두고 올 경기가 어떨지 감이 안 잡힌다. 서민물가도 워낙에 오르다보니 장보는 사람들도 부담이 되고 전통시장에서 명절 분위기를 느끼기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며 “최소한 정부에서 물량조절을 통해 급등하고 있는 농산물 가격이라도 잡아야 전통시장을 찾는 시민들의 부담이 덜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우사기자 woosa@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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