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중소기업 등 적극 참여로
목표 넘은 142℃ 기록 74억 달성
울산의 저력·온정 수치로 보여줘

▲ 강학봉 울산사랑의 열매 사무처장

‘희망2021 나눔캠페인’이 2월1일 막을 내렸다. 캠페인 기간은 지난 12월1일부터 올해 1월31일까지였다. 시청광장엔 ‘사랑의 온도탑’이 세워졌고 직원들은 바쁘게 뛰었다. ‘집중모금기간’의 목표액이 100℃로 설정된 온도탑은 매일의 모금액을 온도로 시민에게 알렸다.

“나눔으로 희망을 이어 주세요.”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온도탑을 세우던 날, 어느 해보다 마음은 착잡하고 긴장되었다. 코로나로 지역경제는 바닥을 치는 상황이어서, 목표를 정하고 그걸 달성하겠다고 뛰어다닐 힘이 생기지 않았다. 상반기에 ‘코로나19 특별모금’도 하였던 바다. 그렇다고 주저앉아 있을 수는 없는 것이 해마다 해오던 사업들이 있고 코로나 여파로 도움을 원하는 곳은 줄을 이었다. 다른 때보다 기간을 10일 단축하고 목표금액을 10% 내렸다. 어려울 때일수록 모금액은 높았다는 예전의 경험은 혹시나 하는 기대로 남겨놓았다.

캠페인이 막을 내리는 날, 온도탑의 온도는 142℃를 가리켰다. 목표를 넘어 142%를 달성했다는 뜻이다. 100℃로 설정된 목표액은 52억5000만원이었고, 142℃는 74억4000만원이 모금되었다는 것이니 결과는 큰 성공이었다. ‘2020 연간모금총액’은 175억원, 목표액인 130억원보다 45억원이 더 모금되었다. 가슴을 졸였던 울산모금회는 어려울 때일수록 나눔의 온정은 더 뜨거워지더라는 걸 입증해준 울산시민의 인정에 마음이 뜨거웠다.

캠페인을 준비할 당시만 해도 조선, 자동차, 석유화학 등 울산산업의 3대 핵심 분야가 마이너스 성장이었다. 그동안 손 크게 기부하던 기업들도 긴축재정을 해야 할 처지라는 걸 모르는 바는 아니었다. 어려운 상황에도 대기업 직원들의 급여모금과 사회공헌 기부금은 유지되었다. 이리저리 뛰어다니는 우리에겐 그것도 큰 힘이었다. 느리게 올라가던 온도가 100℃에 이른 것은 39일 만이었다. 모 기업이 비상경영 체제임에도 통 큰 기부를 쾌척해준 덕이 컸다. 다수의 중소기업과 1억 이상의 고액기부자클럽인 아너소사이어티 회원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여러 기관의 도움도 적지 않았다. 142℃라는 온도는 목표 달성을 너머 ‘울산의 온정’을 나타내는 온도였다. 울산의 저력이, 울산의 온정이 얼마나 뜨거운지 수치로 보여준 것이기도 하다.

이면에 안타까운 일도 없지 않았다. 해마다 참여했던 중소 자영업자들의 기부가 현저하게 줄어든 것이다. 그들은 ‘착한가게’라는 현판을 걸고 매월 수익의 일부를 기부해왔다. 기부액의 변동은 그들이 얼마나 힘든지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개인 기부자도 많이 줄었다. 금액을 떠나 개인 기부자가 줄었다는 건 생각해볼 여지가 있다. 지금의 어려운 상황을 고려한다 해도 사회구성원들의 따듯한 마음이 멈추었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기업의 사회공헌 못지않게 개개인의 기여도 그 사회를 만든다. 따뜻한 사회란 서로가 서로에게 따듯한 ‘마음의 온도’가 흘러가며 이루어지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룬 성과에 너무도 감사하고 만족하지만 이런 현상에 숙제가 남았다.

울산 공동모금회가 모금한 금액은 울산지역사회의 힘든 이웃들을 지원하고, 사회의 다양한 문제해결을 위해 적재적소에 배분된다. 올해는 코로나19 위기 상황 대응, 사회안전망 강화, 사회적 돌봄 지원, 자립역량 강화 등 ‘4대 나눔 목표’를 정하여 중점 지원할 예정이다. 그 과정에 분야별 전문가들과 시민을 대표하는 배분분과실행위원회의 심도 있는 심의가 있고, 사업 결과는 관련 부처인 보건복지부와 국회의 국정감사를 거쳐야 하는 복잡한 과정이 있지만, 가장 적절한 사업에 좋은 효과를 얻을 수 있도록 고심하는 중이다.

‘희망나눔캠페인’을 시작한 지 23년 차다. 나눔 문화의 상징으로 ‘사랑의 온도탑’을 세워 캠페인을 홍보한 지도 20년이다. 광화문을 중심으로 전국 17개의 시·도 중심거리에 선 ‘사랑의 온도탑’은 이제 명실공히 ‘사랑과 나눔’의 상징으로 자리매김하였다. 온도는 기부자들의 뜨거운 마음으로 올라간다. 그 이면엔 신발 끈을 졸라매고 뛰어다니는 모금회 직원들의 고충과 부족한 일손을 기꺼이 보태주는 자원봉사자들의 노고가 있다. 그들의 수고도 뜨거운 기부였다. 지면을 빌어 깊은 감사를 드린다.

뜨거운 온정은 더 나은 울산을 만들어 가는 동력이 될 것이다. 온도탑을 내리며 그 마음에 힘을 실어주신 모든 분께 깊은 감사의 마음을 드린다. 강학봉 울산사랑의 열매 사무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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