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끝)김성용 울산시문화원연합회장
세대간 소통 어려워지고
전통문화 붕괴 우려 고조
설 기원·정신은 잊지않길

▲ 김성용 울산시문화원연합회장

‘문화원’은 전통문화계승을 위한 기관으로 출발했지만 급변하는 변화 속에서 이제는 우리의 정신과 물질문화를 확대하고 재생산하는 쪽에 무게를 싣고 있다.

설 명절을 앞두고 울산광역시문화원연합회 김성용 회장을 찾았다.

신종코로나 때문에 명절 분위기가 달라졌지만, 그럴수록 서로의 건강과 안녕을 기원하는 새해 ‘덕담’이 꼭 필요했기 때문이다.

“명절의 최고 가치인 가족간 접촉마저 힘들어 지면서 전통의 붕괴가 걱정된다고 토로하는 사람이 많아요. 이런 때 일수록 전통문화를 지키는 문화원의 역할에 책임감을 느끼게 됩니다.”

하지만 북적거리던 문화원 건물은 사회적 거리두기 영향으로 출입문이 통제되고 있다. 전통문화를 알리고 배우던 세대 간 공유의 장도 기약없이 닫혀 있다.

“설의 기원이나 의미를 알려주는 기회가 없어서 아쉽습니다. ‘덕담’ 지면을 통해 이렇게라도 알릴 수 있어 다행인데, 연휴기간 서로 마주할 수는 없어도 이에 동참하는 이들이 많으면 좋겠습니다.”

‘설’은 ‘한 해가 시작되는 새해 새 달의 첫 날’이다. 기원은 중국 하은주 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처음엔 섣달 초하루, 동짓달 초하루, 10월 초하루로 바뀌었다가 한무제 때 비로소 지금의 정월 초하루로 굳혀졌다고 한다.

우리 역사서인 삼국유사와 고려사에는 ‘달도’ ‘원단’ 등의 표현으로 미루어 설 명절을 지낸 것이 확인된다.

설 명절 분위기는 실제로 정월대보름까지 이어졌다. 대보름에 달집을 불사르던 세시풍속은 울산지역 구군 문화원의 한해 첫 사업이나 마찬가지였다.

“올해는 코로나 때문에 힘들지만, 우리의 전통은 축제나 문화행사 형태로 반드시 이어질 겁니다. 설 명절이 계기가 돼 우리 모두 주변을 둘러보며 지혜롭게 어두운 터널을 빠져나가면 좋겠습니다. 머잖아 백신접종도 시작될텐데, 일상의 회복을 기대하며 다시 만나는 시간을 기다립시다. 예전의 명절 분위기는 느낄 수 없으나 ‘설’의 기원과 정신적 요소만은 잊지 않았으면 합니다.”

김성용 회장은 5개 구군 문화원의 연대와 공동의 발전을 도모하는 연합회 이외에 울산남구문화원 원장도 겸임하고 있다.

남구문화원의 ‘문화학교’는 지난 한해 사회적 거리두기 때문에 개강, 휴강, 일부 개강에 이어 또다시 무기한 휴강에 들어갔고 지금껏 문을 열지 못하고 있다.

“231군데 전국 문화원이 공통으로 안고 있는 문제 입니다. 비대면 강좌로 전환하라고 하지만 문화원 문화학교는 가야금, 시조창, 판소리, 서예, 민화, 전통춤 등을 배우는 곳인지라 도제교육이 아니면 힘듭니다. 이같은 난관에도 문화학교에 대한 참여의지가 식지 않는 건, 연대감을 기반으로 한 문화원의 특별한 공동체의식이 있어서 일 겁니다. 모든 것이 달라지고, 포스트 코로나를 준비해야 한다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속할 수 밖에 없는 소중한 것이 있다는 걸 간과하지 않았으면 합니다.” 홍영진기자 thinpizza@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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