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4월7일은 재보궐선거일이다. 불과 두 달 남짓 남았다. 울산에선 남구청장 재선거와 울주군의원 보궐선거를 치른다. 그러나 선거 열기를 느끼기 어렵다. 서울시장과 부산시장 선거가 연일 전 국민의 관심사가 되고 있는 것과 대조적이다. 특히 울산광역시 5개 기초단체 중 가장 규모가 큰 남구의 수장을 뽑는 남구청장 재선거는 울산으로선 매우 중요한 선거임에도 후보자들의 정책대결이 실종돼 유권자의 관심을 얻지 못하고 있다.

현재 남구청장을 향해 뛰는 후보는 5명가량이다. 가장 후보가 많은 더불어민주당에선 김석겸 전 남구청장 권한대행, 박영욱 시당 홍보소통위원장, 이미영 울산시의회 전반기 부의장 등 3명이 1차 컷오프를 통과, 경선후보가 됐다. 경선은 권리당원 50%, 일반시민 50%로 진행한다. 그런데 이들은 기자회견을 통해 출마 포부만 밝혔을 뿐 제대로 된 정책공약을 내놓은 적이 없다. 이미영 시의원은 출마 기자회견에서 “집권여당의 힘으로 남구의 변화와 개혁을 이끌겠다”고 했다. 김석겸 전 권한대행은 “36년간 쌓은 공직경험을 토대로 혁신 행정, 적극 행정을 펼치겠다”고 했다. 박영욱 위원장만 교통체증 해소를 위한 공업탑·신복로터리 고가도로 건설, 4인 가구당 재난지원금 200만원 지급 등 구청의 예산이나 구청장의 역량을 넘어서는 공약을 제시했을 뿐이다.

정책공약이 없기는 국민의힘도 마찬가지다. 지금까지 출마의사를 밝힌 국민의힘 후보는 서동욱 전 남구청장이 유일하다. 경선 없는 단독후보로 굳혀지는 추세임에도 서 전청장은 공약 제시 등 적극적인 움직임이 없다. 낙선했던 지난 선거에서 많은 공약을 내놓기는 했지만 몇년이 지난만큼 새롭게 다듬은 공약을 제시하면서 유권자들의 동의를 구해야 한다. 앞서 남구청장 재직시 펼쳤던 사업 가운데 기대에 미치지 못한 사업들에 대한 대책도 제시하는 것이 재출마 후보자의 도리다.

유일하게 정책선거를 펼치고 있는 후보는 진보당의 김진석 전 남구의원이다. 그는 아동학대 예방대책, 코로나 예산 편성, 순세계잉여금을 활용한 재난지원금 1인당 10만원씩 지급 등을 공약으로 제시했다.

불과 1년2개월짜리 구청장을 뽑는 선거다. 어영부영할 시간이 없다. 당선 후 곧바로 시행할 수 있는 정책공약이 필요하다. 긴 공백을 단시간에 메워야 하는 만큼 뛰어난 역량을 갖춘 준비된 구청장이 필요하다. 앞으로 두 달, 유권자들은 눈을 부릅뜨고 여야 정당과 후보자들의 정책대결을 지켜볼 것이다. 유권자의 매서운 눈이 후보자들의 경쟁력을 높이고 정당의 정책개발을 촉구하는 촉매제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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