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사태 장기화 여파
소상공인 휴·폐업 증가세
중대형상가 공실률 15.6%
소규모 포함땐 20% 넘을듯
삼산 중심가 1층 빈 점포도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매출부진에 직면한 울산 소상공인들의 휴·폐업 사례가 갈수록 증가하고 있다. 8일 울산 남구 삼산동의 한 상가에 임대 현수막이 붙어 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매출부진에 직면한 울산 소상공인들이 맥없이 쓰러지고 있다. 소상공인들의 휴·폐업 사례가 갈수록 증가하면서 지역 주요상권에서는 빈 점포가 속출하고 있다.

8일 본보 취재팀이 울산의 중심상권인 삼산동 일대를 현장 확인한 결과 상가 가게를 비운 지 오래된 빈점포와 임대 현수막이 큼지막하게 내걸려있는 상가들이 속속 눈에 들어왔다.

한 점포에는 ‘코로나19로 잠시 영업 중단합니다’라는 안내 글이 붙어있지만, 언제부터 영업을 재개한다는 내용은 없었다. 한마디로 언제쯤 문을 열겠다는 기약없이 가게 문을 닫았다는 의미다.

삼산동의 또 다른 상가 1층에는 한 음식점이 12월 초에 오픈한다고 적혀있지만, 2월이 지나도록 이 가게는 문을 열지 못한채 굳게 잠겨있었다. 코로나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초창기와 달라진 점이 있다면 예전에는 상가의 고층을 중심으로 공실이 주로 발생했지만, 최근에는 상가 1층에서도 공실이 발생하고 있다는 점이다.

▲ 같은 날 삼산동의 한 음식점에는 휴업을 알리는 안내 글이 붙어있다.

삼산동의 한 고깃집 사장은 “올해 들어 주변에서 폐업하는 가게들이 더욱 가파르게 늘어나는 것 같다”며 “특히 매장영업이 중심인 가게들의 경우 최근 영업시간이 제한되면서 고객이 지속적으로 감소하니 버티기가 더욱 힘든 상황이다”고 말했다.

코로나 사태로 영업시간 제한, 5인 이상 집합금지 등 사회적 거리두기가 강화되면서 버티다 못한 소상공인들의 폐업이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동남지방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울산의 자영업자 수는 8만7000명으로 전년동월(9만명)대비 3.0%(3000명) 감소했다. 그중에서도 고용원이 있는 자영업자가 10.6%(3000명) 감소해 대부분을 차지했다.

또한 최근에는 매장영업을 포기하고 배달과 포장만 취급하는 업체들도 생겨나고 있다. 한 치킨집 사장은 “홀 영업을 해도 오후 8시가 지나면 손님을 더 받을 수도 없고, 실제로 매장을 찾는 손님들도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는 추세다”며 “홀에서 일하는 인원을 줄임으로써 인건비 측면에서도 부담이 덜하고 그 시간에 배달주문에 더 집중하는 것이 효율적이다”고 말했다.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삼산동 중심상권의 경우 코로나 이전에는 1층에 빈 점포가 발생하는 경우가 극히 드물었지만, 최근에는 1층에서도 빈 점포들이 더러 나오고 있다.

부동산 관계자는 “삼산동 상권에서 면적을 크게 사용하는 매장의 경우 월세가 400만~500만원대를 훌쩍 넘어간다”며 “그런 상황에서 영업시간은 제한되고 손님을 제대로 받지 못하니 점주들이 버티지 못하고 폐업을 하게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기준 울산 중대형상가의 공실률은 15.6%로 전분기대비 0.6%p 상승하는 등 전국 평균(12.7%)을 웃돌았다. 분기별로 보면 1분기 15.0%, 2분기 14.9%, 3분기 15.0%, 4분기 15.6% 등으로 집계됐으나, 업계에 따르면 통계에 잡히지 않는 소규모 상가들까지 포함하면 실질적인 공실률은 이미 20%를 넘어선 것으로 추정됐다. 이우사기자 woosa@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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