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세련 아동문학가

요즘은 독신이 흔하다. 그들을 어색하게 보거나 왜 혼자 사는지를 묻는 이도 거의 없다. 독신도 결혼처럼 선택이라는 인식이 퍼진 까닭이다.

이 책에는 40대 독신 작가의 비망록이라는 전제가 붙어 있다. 아주 작은 글씨가 뭔가 은밀한 변화가 일어나는 독신녀의 40대를 생각하게 된다. 40대 독신녀의 삶은 어떨까, 기혼자여서 그 마음을 온전히 알 수는 없으나 짐작되는 바는 있다. 나의 40대는 삶에서 가장 치열했다. 동시에 미래도 진지하게 생각해야 하는 시점이었다. 젊음과 늙음의 기로였으며, 정리와 계획을 동시에 행해야 하는 시기이기도 했다. 삶에서 가장 중요한 시기가 아닐까 싶다.

<고양이가 죽기를 기다리며>(스테이시 혼, 연암서가)는 독신 작가의 비망록이다. 40대, 생이 기우는 시기에 사업도 기운다. 키우는 고양이 두 마리의 건강마저 심상치 않다는 사실은 작가의 삶이 총체적인 위기를 맞았음을 암시한다. 작가는 고양이들을 지극정성으로 돌본다. 그 과정에서 지나온 삶을 조명하고 나아갈 삶을 어떤 자세로 맞아야 하는지를 생각한다. 나른하기 쉬운 삶의 공간을 당뇨병을 앓는 고양이 두 마리를 돌보면서 새로운 활력소로 채우는 작가. 언뜻 보기에는 죽기를 기다리는 듯하지만 앓는 고양이를 통해서 자신이 얼마나 삶에 애착을 느끼는지도 깨닫는다. 다양한 사람들과의 인터뷰는 그녀에게 삶의 방향을 제시하고, 고양이의 죽음이 주는 상심에서 벗어나는 힘이 된다.

이 책에는 노인들을 인터뷰한 내용이 많다. 노인들의 진솔한 대답들은 깊은 깨우침을 준다. 죽음을 앞둔 노인들의 대답은 잔잔한 여운도 남긴다. 나이듦이 서글픈 일만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더불어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도 생각하게 한다. 정신적으로 건강한 노년은 후회가 적고 돈이나 지식의 많고 적음과도 무관하다. 지혜와 현명한 판단력만 있으면 세월이 준 나이는 느껴지지 않는 것 같다. 죽음마저 낯설지만은 않겠다.

‘나이가 위기였던 적은 없다. 나이 먹는 것을 고민하는 것은 순전히 시간낭비다.’

‘두려운 것은 추상적 의미의 죽음이다.’

80대 노인의 대답이 오늘도 감사로 채워야 하는 이유가 된다. 장세련 아동문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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